경제한끼는 내 자산을 지키는 든든한 인터뷰 콘텐츠입니다. 유튜브 채널 한경 글로벌마켓에서 '허란의 여의도나우'로 먼저 만날 수 있습니다.
중국 2위 부동산기업 헝다그룹이 23일 도래한 약 900억원(8353만달러) 규모의 부채 이자를 상환하면서 최악의 상황은 일단 피했는데요. 헝다그룹의 생존 싸움은 이제 시작일 뿐 결국 해체 수순을 밟게 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습니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글로벌투자전략팀장 겸 이사는 23일 유튜브채널 한경 글로벌마켓 ‘허란의 여의도나우’에 출연해 “다음주 수요일에 도래하는 달러채권 이자 규모가 약 400억원이며 연말까지 총 30조원 규모의 채권 만기가 돌아온다”며 “헝다그룹의 생존싸움은 이제 시작일 뿐”이라고 말했습니다.
중 공산당, 과연 헝다그룹 살릴까?
총 부채 규모가 350조원에 달하는 헝다그룹의 주요 채권자는 중국 국유 은행으로 헝다그룹의 생사는 공산당의 손에 달려 있는 상황입니다.
허 이사는 “헝다그룹의 유동성 위기는 중국 정부의 레버리지(부채) 규제로 시작된 것”이라며 “중국 공산당은 헝다그룹을 본보기로 문어발식 부채 경영은 생존하기 어렵다는 것을 강력하게 말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헝다그룹은 중국 정부의 레버리지 규제 1호 타깃인 만큼 결국 해체 수순을 밟게 될 것으로 허 이사는 예상했습니다.
그는 “가장 현실적인 시나리오는 중국 자산관리공사로 자산을 이전하고 국영 및 민간 건설사가 아파트 건설 프로젝트를 나눠서 인수하는 방식으로 헝다그룹은 해체수순을 밝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헝다 이후 연쇄부도 불가피
헝다그룹은 부동산과 부채를 기반으로 한 중국 경제성장의 상징으로 통합니다. 중국 부동산 산업은 국내총생산(GDP)의 28%에 달합니다. 그만큼 헝다 사태는 시진핑 정부의 공동부유(共同富裕) 정책을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라는 설명입니다.
허 이사는 “중국 정부가 원하는 것은 구조조정”이라며 “헝다 사태를 시작으로 연쇄부도는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그러면서 “최대 피해는 중소형 부동산 개발회사와 지방은행이 될 것”이라며 “대형 부동산 기업은 부채 축소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금융위기로 번질 가능성은
하지만 헝다그룹 파산이 2008년 리먼 사태처럼 글로벌 금융위기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헝다그룹의 부채 규모는 중국 금융자산의 0.65%에 불과하고 중국 은행의 대손충당금은 4%에 달하는 만큼 감당 못할만한 수준의 부채 규모는 아니라는 설명입니다.
그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는 부채담보부증권(CDO)라는 파생상품이 끼어들었지만 헝다그룹의 채무 상황은 단순한 구조이기 때문에 금융시스템 위기로 확전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또 중국 주택 가격이 여전히 오르는 등 부동산 시장이 꺾이지 않고 있는 점도 2008년 금융위기 때와는 다릅니다.
주식 시장 영향은
중국 증시는 한동안 중국 증시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럼 언제쯤 저점 매수 기회를 엿볼 수 있을까요? 중국 시장 위험은 한국 등 아시아 증시엔 얼마나 악영향을 미칠까요?
자국 철강산업에 대해 물가 상승을 억제하는 동시에 탄소 배출도 감축하려는 중국 정부의 '모순된 정책'에 반사이익 기대로 상승했던 철강기업 주가가 헝다그룹 파문에 무너졌다.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일 포스코는 4.41% 내린 34만6500원에, 현대제철은 5.34% 빠진 4만8750원에, 동국제강은 4.76% 하락한 1만9000원에 각각 거래를 마쳤다. 세아제강(2.82%), 세아베스틸(5.89%), 세아특수강(3.13%), 대한제강(5.94%) 등도 약세를 보였다.이달 들어 지난 13일까지 포스코 주가는 11.28%, 현대제철은 5.88%, 세아제강은 5.43%, 세아특수강은 7.31%씩 각각 상승했지만 이후 상승세가 꺾였다. 코스피 철강·금속 업종 지수도 이달 들어 지난 13일까지 6.80% 상승한 뒤 전날까지 6.15% 하락해 상승분을 대부분 반납했다.중국 2위의 부동산기업 헝다그룹이 천문학적 부채를 감당 못하고 파산 위기에 몰린 여파로 풀이된다. 자연히 철강 수요도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헝다그룹은 중국 내 280개 도시에서 1300여개의 건설사업을 진행 중이다.실제 헝다그룹 파산 우려에 먼저 반응한 중국에서는 지난주 내수 열연강판 가격이 t당 894달러를 기록해 직전주 대비 1.11% 하락했다고 키움증권은 전했다.이종형 키움증권 연구원은 "중국 철강 시장은 8월 조강생산량 감소 발표와 정부의 동절기 감산 초안 발표에 지지됐지만, 헝다그룹 파산 위기에 따른 부동산 시장 우려가 상승폭을 제한했다"고 분석했다.중국은 철강 제품을 가장 많이 소비하는 나라로, 글로벌 철강 가격의 기준으로 통한다. 중국에서 철강 가격이 하락하면 한국의 철강 가격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이달 들어 상승세를 탄 한국 철강사들 주가에 찬물을 끼얹었다.헝다그룹 리스크가 불거지기 전까지는 중국 정부의 앞뒤가 안 맞는 정책이 국내 철강사들 주가 상승으로 이어졌다.현재 중국 정부는 자국 내 철강 가격을 억누르면서 공급도 줄이는 정책에 나서고 있다. 자국 내 철강 가격 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철강재 수출을 규제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지난 5월부터 철강재에 대한 수출 증치세 환급을 폐지했다. 수출로 나가는 철강재 물량을 내수로 돌려 공급을 늘리려는 조치였다. 중국산 철강재 공급이 줄어들면 중국 이외 지역의 철강재 가격이 오를 것이란 기대에 철강사들의 이익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됐다.중국 정부는 수출입과 관련해서는 자국 내 철강재 공급을 늘리고 있지만, 동시에 내년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온실가스 배출을 억제하기 위해 자국 철강사들에게 강한 감산 드라이브를 거는 공급 축소 정책을 쓰고 있다. 중국 정부는 올해 자국 내 조강(쇳물) 생산량을 작년 수준인 10억6000만t으로 결정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사태로부터 회복되는 과정에서 이미 올해 상반기에만 5억6000만t의 조강이 생산됐다. 하반기에는 이보다 생산 규모를 줄여야 하는 상황이었다.중국의 철강 감산 드라이브는 지난주부터는 헝다그룹 파문과 맞물려 철강사 주가를 찍어 누르는 역할을 했다. 철광석 가격을 급락시켰기 때문이다. 광물자원공사에 따르면 국제 철광석 가격은 지난 17일 114.26달러를 기록했다. 7월16일의 219.70달러와 비교하면 두 달여 만에 반토막 났다. 원료인 철광석 가격이 하락하면 국내 철강사들의 철강재 가격 인상 명분이 약화된다.다만 철강재 가격이 당장 급락하지는 않을 전망이다. 또 다른 원재료인 강점탄 가격은 급등했기 때문이다. 호주산 강점탄 가격은 지난 17일 t당 389달러를 기록해 석달 전에 비해 126.2% 상승했다.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
코스피지수가 개인들의 1200억원 넘는 순매수세에 힘입어 소폭 오르고 있다. 간밤 미국증시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인데다 중국 헝다그룹의 채무불이행(디폴트) 이슈가 일시적으로 완화된 점이 투자심리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24일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7.00포인트(0.54%) 오른 3144.58에 거래되고 있다. 개인과 외국인이 각각 1237억원, 67억원 순매수한 반면 기관이 1340억원 순매도하고 있다.이날 투자자들은 FOMC 결과와 중국 헝다그룹의 디폴트 가능성 등을 주시하고 있다. 전날 미국 중앙은행(Fed)이 FOMC 정례회의에서 테이퍼링이 곧 임박했다는 신호를 줬지만, 시장은 크게 걱정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위원들의 절반이 2022년에 첫 금리 인상을 예상해 금리 인상 시점도 이전보다 당겨졌다. 그러나 이는 대체로 시장이 예상한 수준이었다는 점에서 시장에서는 안도 랠리가 나타났다.헝다그룹의 부채 문제에 대한 우려가 일시적으로 누그러진 점도 투자심리 개선으로 이어졌다. 중국 정부가 헝다와 관련해 구체적인 언급을 하진 않고 있지만 헝다의 핵심 사업인 부동산 사업 부분을 국유화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온 이후 홍콩 항셍지수는 1.19% 상승하는 등 위험 선호 심리가 회복된 모습을 보였다.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9월 FOMC라는 대형 이벤트가 종료된 만큼, 향후 주식시장에 매크로 이슈보다 실적 시즌에 대한 민감도가 높아지는 국면에 진입할 것"이라며 "전세계 금융시장 불안을 유발했던 헝다그룹발 시스템리스크 확산 가능성은 시간이 지날수록 급감하고 있는 상황으로, 글로벌로 전이되는 대규모 충격이 아닌 로컬 이슈에 국한될 것"이라고 분석했다.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수가 역대 최다를 기록했음에도 진단키트 관련주는 엇갈리고 있다. 진단키트 대장주인 씨젠은 전 거래일 보다 2200원(3.40%) 오른 6만7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반면 에스디바이오센서(1.30%), 휴마시스(2.43%) 등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코스닥지수도 소폭 오르고 있다. 코스닥은 전 거래일보다 8.32포인트(0.80%) 상승한 1044.58에 거래되고 있다. 현재 개인이 홀로 813억원 사들이고 있는 반면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682억원, 119억원 팔아치우고 있다.코스닥시장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은 대부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에코프로비엠(2.06%), 엘앤에프(12.45%), 펄어비스(0.36%), 카카오게임즈(1.31%), 알테오젠(1.74%) 등이 오르고 있는 반면 셀트리온헬스케어(-2.00%), 에이치엘비(-6.70%), 셀트리온제약(-2.99%) 등이 내림세다.원·달러 환율은 상승하고 있다.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3.1원 내린 1172.4원을 기록하고 있다.류은혁 한경닷컴 기자 ehryu@hankyung.com
≪이 기사는 09월23일(12:15)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중국 헝다그룹 파산 위기 관련 구조조정 속도와 정책당국의 통제 능력이 향후 금융시장에 미치는 충격 수준을 결정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구조조정 속도가 지연되고 정부의 통제 능력에 대한 의구심이 대두되면 경제 상황과 금융 시스템에 미치는 충격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의미다.국내 신용평가사인 나이스신용평가는 23일 '중국 헝다그룹 부도 시나리오와 전망'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중국 헝다그룹은 광동성에 본사를 둔 부동산개발사다. 2013년부터 2018년까지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하지만 그 과정에서 차입금 규모가 크게 증가하면서 재무건전성이 나빠졌다. 지난해 들어 자산매각과 자회사 상장을 통해 유동성 확보에 주력했지만 차입금 감축 성과는 기대 이하였다. 유동성 부족으로 인한 개발 프로젝트 지연이 오히려 유동성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는 실정이다.헝다그룹의 은행 대출과 자산관리상품(WMP)을 합친 은행 관련 차입금 규모는 중국 전체 은행 대출의 0.29%다. 은행 총자산의 0.15%, 자기자본의 1.81%다.나이스신용평가는 헝다그룹 파산 위기 관련 실현 가능한 여러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첫째는 핑안보험, 화룽자산관리의 구조조정 방식이다. 경영진과 책임자 처벌, 실질적인 채권자 손실 보전, 정부의 직접 관리 등이 핵심이다. 사실상 정부 지원과 적극적인 개입을 의미한다. 주로 경제와 금융 시스템에 핵심적인 은행 등 금융사에 적용돼 왔다.나이스신용평가는 이런 방식이 적용될 가능성이 낮다고 봤다. 규모와 중요성 측면에서 경제와 금융 시스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정도는 아니라는 판단에서다.둘째는 하이난그룹의 구조조정 방식이다. 경영진과 책임자 처벌, 만기 연장과 채권자 일부 손실, 핵심 사업 지속으로 요약된다. 2018년부터 시작된 하이난그룹의 구조조정은 항공 부문 등 핵심 사업만 남기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채권자들의 손실이 발생했지만 금융 시스템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았다.나이스신용평가는 "중국 정부가 금융시장에서 채권 투자자의 책임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시스템을 개선하고 있기 때문에 이런 방식의 처리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며 "헝다그룹 전체를 살리기 보다 부동 이후 관련된 은행들에 완공 책임을 지우는 것이 채권자 책임 원칙을 고수하면서 파급 효과를 최소화하는 방안"이라고 판단했다.송기종 나이스신용평가 금용평가실장은 "중국 정부는 미국 정부와 달리 광범위한 재량권과 영향력을 갖고 있는 데다 부동산 개발사의 자산·부채 정리는 미국 증권사의 자산·부채 정리보다 단순하다"며 "헝다그룹 부도의 직접적인 영향은 은행이 부담하게 될 전망인데 직접적인 충격을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다만 "부동산 시장과 건설 부문으로 부정적인 파급 효과가 어느 정도 불가피할 것"이라며 "중국 경제의 경기 둔화 속도가 다소 가팔라질 것"이라고 덧붙였다.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