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2위 부동산 개발 기업 헝다그룹의 채무불이행(디폴트) 우려가 글로벌 주식 시장의 악재로 떠올랐다. 헝다그룹이 23일 예정된 채무 이자를 갚겠다고 발표한 직후 주가도 반등했지만, 결국 파산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국내 증시에서도 '헝다그룹 리스크'에 대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하나금융투자는 23일 중국 부동산 섹터와 주가 연관성이 높은 국내 업종은 피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항셍 부동산 섹터지수가 전월 대비 하락했을 때 국내 업종별 평균 수익률을 분석한 결과 기계, 조선, 건설 등 산업재 섹터의 주가 하락률이 상대적으로 큰 것으로 나타났다. 건설 경기 부진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는 종목들이다. 중국 부동산 경기가 나빠지면서 가계 소비 심리 위축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중국 부동산 섹터지수가 하락했을 때 평균적으로 국내 호텔·레저, 화장품·의류 업종의 하락폭도 컸던 이유다.

환율과 증시의 상관관계도 면밀히 분석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헝다 리스크'로 인한 위험 자산 회피 심리는 달러 강세로 이어졌다. 한국 증시와 원화가 23일 약세를 이어간 배경이다. 23일 원·달러 환율은 한때 1180원대를 돌파하며 장중 연고점을 뛰어넘기도 했다.

하나금융투자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이 1170원에서 1190원까지 상승할 때 코스피지수는 주간 평균 2.6% 하락한것으로 나타났다. 원 달러 환율이 1170원대였던 17일 코스피지수(3140.51)를 기준으로 환율이 1190원대까지 빠르게 상승한다고 가정하면 지수는 이론적으로 3050선까지 하락할 수 있다.

원·달러 환율 상승 국면에서 국내에서는 성장주가 상대적으로 좋은 성과를 냈다. BBIG(배터리 바이오 인터넷 게임) 업종이 '방어주' 역할을 한 것이다. 이재만 하나금융투자 주식전략팀장은 "단기적으로는 국내 성장주 중에서 연중 고점 대비 상대적으로 하락 폭이 컸던 인터넷, 게임 등 소프트웨어와 제약 업종에 관심을 가져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3분기 실적 발표 시즌에 돌입하면 이익 규모가 전년 동기 대비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거나, 올해 연말부터 내년 초에 이익 증가율이 저점을 찍고 반등할 가능성이 높은 하드웨어 테크 업종으로 관심이 이동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고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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