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프로비엠 본사/ 자료-한경DB
에코프로비엠 본사/ 자료-한경DB
배터리 양극재 업체 에코프로비엠의 주가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열흘도 안 돼 무려 47%나 급등했다. 증권가에선 에코프로비엠의 신규 수주 전망이 밝은 만큼 추가 상승여력이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에코프로비엠은 지난 17일 전 거래일 대비 2200원(0.48%) 상승한 45만7400원에 마감했다. 2019년 3월 코스닥시장 상장 이후 처음으로 9거래일 연속 상승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시가총액도 기록을 갈아치웠다. 전일 장중 처음 10조원을 돌파한 데 이어 17일 10조270억원으로 마감했다. 종가 기준 첫 10조원 돌파다.

외국인과 개인이 매수해 주가를 견인했다. 투자자별 거래실적을 살펴보면 지난 7일부터 9거래일 동안 외국인과 개인은 각각 1511억원, 275억원을 사들였다. 기관은 차익실현에 나서며 1670억원을 순매도했다. 다만 17일에는 7거래일 만에 매수세로 돌아섰다.

쉼 없는 성장에 증권사가 내놓은 내년 시총 추정치마저 따라잡았다. 대신증권은 지난 9일 리포트를 내고 "하이니켈 양극재의 기술적 우위, 계열사를 통한 수직 계열화 등 강점을 기반으로 높은 성장성이 지속될 전망"이라면서 에코프로비엠의 목표 시총으로 10조9597억원을 제시했다. 당시 에코프로비엠의 시총은 8조원을 밑돌았지만 엿새 만에 종가 기준 10조원을 넘겼다.

에코프로비엠 '파죽지세' 급등, 언제까지 갈까
평균 적정주가에도 근접했다.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9일부터 17일까지 일주일 동안 증권사 7곳이 제시한 에코프로비엠의 평균 적정주가는 49만9714원이다. 현재 주가와의 괴리율이 9.25%에 불과하다. 최소 목표주가로 제시된 44만원(한국투자증권)은 이미 넘어섰다.

주가가 본격적으로 반등한 것은 SK이노베이션과의 공급계약 사실이 알려지면서다. 지난 9일 에코프로비엠은 SK이노베이션과 10조1102억원 규모 '전기차(EV)용 하이니켈 양극재 판매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양극재는 배터리의 용량과 출력을 결정하는 핵심 소재로 생산원가의 40%에 달해 배터리 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이번 계약으로 에코프로비엠은 2024년부터 3년간 SK이노베이션 국내외 공장에 하이니켈 양극재를 공급하게 된다.

증권가는 에코프로비엠 주가의 고성장 흐름이 향후 1년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SK이노베이션과의 공급 계약 같은 대규모 수주가 지속될 것인 만큼 신규 수주 예상치가 높다는 것이다.

김철중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이번 수주 계약은 끝이 아닌 시작이다. 연말까지 남은 배터리 발주 프로젝트 규모는 115조원 수준"이라며 "이 가운데 에코프로비엠의 주요 고객사인 삼성SDI와 관련해 스텔란티스와 폭스바겐, 리비안 등 수주 가시성이 높은 프로젝트들이 여럿 있다"고 설명했다.

이창민 KB증권 연구원도 "에코프로비엠은 2023년까지 기존 계획 대비 더 공격적으로 양극재(NCM) 생산능력을 증설할 것으로 보인다"며 "여기에 또 다른 주요 고객사 삼성SDI가 미국 투자 계획을 발표하면 추가 증설이 필요할 전망"이라고 전했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