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걱정의 바다’ 빠진 美 증시…JP모간은 왜 매수 외치나

17일(현지시간) 뉴욕 증시는 주식과 지수 선물, 옵션 만기일인 쿼드러플 워칭 데이를 맞아 하락 폭은 이번 주 다른 거래일보다 조금 더 컸습니다. 다우는 0.48%, S&P500과 나스닥은 각각 0.91% 떨어졌습니다. S&P500 지수와 나스닥은 2주 연속 내림세를 기록하게 됐습니다.

하지만 S&P500 지수는 이날 4432.99로 마감돼 역시 50일 이동평균선(4433)을 지켰습니다. 시장엔 여전히 많은 유동성이 넘치고 있고, 주식 외에는 투자할 만한 대안이 많지 않은 때문으로 추정됩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대안이 없다'(There is no alternative)라는 말은 투자자들에게 설득력 있는 논거로 남아있다. 특히 채권이 지금처럼 인플레로부터 가치를 보호해주지 못하는 시기엔 더욱 그렇다"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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뱅크오브아메리카에 따르면 이번 주 올 3월 이후 가장 많은 510억 달러가 주식 펀드에 유입됐습니다. 그중 460억 달러가 미국 주식에 쏠렸습니다. 미국 대형주로의 순유입액은 주간 기준 사상 최고에 달했고 테크 주식으로는 12주 연속, 그리고 3월 이후 최대 유입이 이뤄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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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 펀드에도 160억 달러가 투자됐습니다. 그리고 머니마켓 펀드에서는 2020년 7월 이후 가장 많은 620억 달러가 빠져나왔습니다. 그러니까 단기 자금 시장에 머물던 돈이 주식으로 대거 쏠린 겁니다. 마이클 하넷 이코노미스트는 "현금에서 주식으로의 막대한 자산 재분배는 증세 위협이 줄고 미 중앙은행(Fed)이 여전히 월스트리트에 우호적인 태도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하는 데 따른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즉 거대한 유동성의 힘으로 주식이 '걱정의 바다' 속에서도 그럭저럭 버텨내고 있는 겁니다.

경제 지표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날 발표된 9월 미시간대 소비자태도 지수(예비치)는 실망스러웠던 전달보다는 반등했지만 아주 소폭에 그쳤습니다. 지난 7월 81.2에서 8월 70.3으로 급락했었는데, 이달엔 71.0으로 집계된 겁니다. 월가는 72 까지 반등할 것으로 봤는데 그런 기대에는 미치지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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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현재 여건 지수는 77.1이었지만 향후 6개월 경기에 대한 평가를 담은 기대지수는 67.1에 그쳤습니다. 또 향후 12개월 기대 인플레이션은 4.7%로 전월 4.6%에서 더 올라갔습니다. 5년 기대 인플레이션은 2.9%로 전달과 같았습니다.

리처드 커틴 미시간대 이코노미스트는 "8월의 급격한 소비심리 하락은 끝났지만, 반등 폭이 크지 않은 건 여전히 소비자가 좋지 않은 경제 전망을 기대하고 있음을 뜻한다"라고 말했습니다.

모하메드 엘 에리엔 알리안츠 수석 고문은 이를 보고 "스태그플레이션의 냄새가 난다"라고 평했습니다. 다만 월가에서는 성장률이 플러스 상태이고, 고용 성장도 지속되는 만큼 스태그플레이션 주장은 아직 이르다고 보고 있습니다.

반면 조정론은 가속도를 얻고 있습니다. JP모간과 UBS 몇몇 금융사 외에는 대부분 조정론으로 기울었습니다. 강세장은 유지되겠지만 올해 내 10% 내외의 조정이 예상된다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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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는 기업 이익에 밸류에이션을 곱한 것입니다. 찰스 슈왑의 리즈 앤 손더스 전략가는 밸류에이션이 워낙 높고 향후 기업 이익 증가세가 꺾이고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공급망 혼란 등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경기 회복세도 둔화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 8월 생산자물가는 8.3% 상승했는데, 이는 2010년 통계 집계를 시작한 이후 가장 큰 폭의 상승 폭이었습니다.

팩트셋에 따르면 지난 2분기 어닝시즌(6월 15~9월 14일)에 실적 콘퍼런스를 개최한 S&P500 기업 가운데 인플레이션을 언급한 곳이 224개에 달했습니다. 이는 팩트셋이 집계를 시작한 2010년 이후 최다입니다. 직전 기록은 올해 1분기 197개 기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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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이익은 주가 방향성과 연관 관계가 높은 변수입니다. 하지만 정확히 딱 떨어지지 않습니다. 1984년부터 따졌을 때 S&P500 기업의 향후 12개월 주당순이익(EPS) 증가율 전망치가 14.2% 이상일 때 주가는 1년간 1.2% 떨어졌습니다. 반면 EPS 증가율 전망치가 3.4% 미만일 때는 17.54% 상승했고, 3.4~14.2% 사이일 때는 10.29% 올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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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손더스 전략가는 "이런 모습은 상식에는 어긋나지만, 증시가 예상에 기반해 미리 움직인다는 걸 고려하면 이해가 된다"라면서 "증시가 상승할 때는 EPS 전망치가 낮은 곳에 머물다가 올라갈 때이고, 증시가 하락할 때는 전망치가 높은 데서 점점 낮아질 때"라고 말했습니다. 실제 닷컴버블이 터지기 시작한 2000년에도 주가는 3월부터 폭락하기 시작했지만, 기업들의 실적 개선은 그해 4분기까지 계속 이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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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더스는 그러면서 지금이 EPS 전망치가 낮아지는 변곡점일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팩트셋에 따르면 지난 2분기 기업 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91% 올랐습니다. 하지만 3분기에는 27.6% 증가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그런데도 JP모간은 꾸준히 강세론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번 주 초에는 연말 S&P500 목표치를 기존 4600에서 4700으로 높였습니다. 이날은 "S&P500 지수가 후퇴해도 (50일 이동평균선인) 4420~4435 위에 머물면서 추세를 지지하고 있다. 우리는 지수가 이를 지켜내고, 4분기에 랠리를 벌일 것으로 믿는다"라고 밝혔습니다. 이날 S&P500 지수는 0.91% 급락했지만 JP모간이 믿는 지지선 레벨은 지켰습니다.

많은 금융사가 조정을 내다보는데, JP모간이 강력하게 주식 매수를 권하는 이유는 뭘까요? JP모간은 최근 보고서에서 아홉 가지 이유를 제시했습니다.

① 최근 경기 둔화는 일시적이며 주로 델타 변이 확산에 따른 것이다. 우리는 이러한 위험을 잘 알고 있으며, 어떤 경우에는 좀 과장된 것으로 본다.

② 국가 간 경제 활동이 개선되고 있다. 팬데믹 발생 이후 처음으로 의미 있는 반등 가능성이 있다.

③ 중앙은행, Fed의 통화정책은 계속 성장 지향적으로 남을 것이다.

④ 중국의 경기 둔화세는 조만간 정책이 완화적으로 바뀌면서 상쇄될 가능성이 크다.

⑤ 법인세가 크게 오를 가능성은 매우 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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⑥ 상당한 기간 이어지고 있는 시장 약세는 가속화되고 있는 자사주 매입 프로그램(현재 하루 자사주 매입 규모가 35억 달러 이상으로 늘었으며 계속 증가하고 있음) 및 미국 가계의 '과도한' 저축을 고려할 때 긍정적 매수 흐름으로 바뀔 가능성이 크다.

⑦ 기업들의 낮은 재고(25년 내 최저치)와 설비투자 주기(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저)를 고려하면 주기는 초기에 있으며 앞으로 성장을 주도할 충분한 여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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⑧ 미국 소비자의 상태는 매우 강력하다. 우리는 시장 이 소비자 재무상태의 견고함 및 미래 지출을 지원하는 엄청난 저축을 과소평가한다고 생각한다. 작년 2월 코로나 팬데믹이 시작된 이후 누적 초과 저축액은 자산가치 상승으로 인한 증가분은 2조4000억 달러에 달한다. 그것도 자산가치 상승으로 인한 증가분을 제외한 것이다.

⑨ 월가의 컨센서스는 기업 이익이 지난 상반기에 비해 올 하반기에 1.3% 가량 감소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는 매우 보수적이다. 미국의 경우 계절적 수요가 하반기에 훨씬 강하다. 우리 견해로는 월가가 이런 계절성과 델타 변이 완화에 따른 경제 활동 증가, 임금 인상으로 커지는 노동 시장, 더 높은 영업 마진 및 하락하는 이자 비용, 자사주 매입에 따른 EPS 증가 등을 충분히 반영하지 않고 있다.

JP모간은 그러면서 2021년 EPS 추정치를 205달러에서 210달러로(월가 컨센서스 201.03달러), 2022년 EPS 추정치는 230달러에서 240달러(컨센서스 $220.35)로 높였습니다. 또 2022년 중 S&P500 지수가 5000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JP모간 외에 블랙록도 이날 4분기 전망을 발표하고 미국 주식에 대해 긍정적 견해를 밝혔습니다. 하루하루 뉴스에 휘둘리지 말고 기업 이익, 경제 펀더멘털, 밸류에이션을 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경기, 이익 등이 정점에 도달하는 건 피할 수 없다. 하지만 그렇다고 경기 사이클이 끝나는 게 아니다"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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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록은 이들 세 가지 측면에서 시장 회의론자들의 주장을 하나씩 반박했습니다.

① 기업 이익

-회의론자 : 앞으로 감소할 일만 남았다
-블랙록 : 기업 이익이 끈질기게 버텨낼 것이다

블랙록은 팬데믹 발생 이후에도 기업들이 잘 대응하면서 좋은 이익을 거둬왔다고 밝혔습니다. 기업은 인플레 압력도 가격 전가를 통해 극복할 것이고, 이런 높은 물가는 시간이 가면서 공급망과 수요가 정상화되면 안정될 것으로 봤습니다. 블랙록은 "기업 이익이 역사적 정점에서 둔화하겠지만, 우리의 주식에 대한 전망을 전혀 훼손하지 않는다"라고 설명했습니다.

② 펀더멘털

-회의론자 : 밈주식들이 난리인 걸 보면 펀더멘털은 중요하지 않아
-블랙록 : 펀더멘털은 진짜이며, 항상 막판에 모든 걸 결정하는 요소다

블랙록은 "통상 불황을 지나고 나면 소비자들은 소비할 여력이 별로 없는데, 이번에는 엄청난 돈을 뿌려서 소비자들이 매우 건강하다"라고 밝혔습니다. 또 신용 시장을 보면 국채와 정크본드 사이의 금리 차(스프레드)가 매우 적은데, 이는 기업들도 건강함을 보여준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이익을 급증한 기업들이 배당을 크게 늘리고 적극적으로 자사주 매입에 나서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③ 밸류에이션

-회의론자 : 도저히 지탱할 수 없을 만큼 높다.
-블랙록 : 밸류에이션은 상대적 개념이다.

블랙록은 "주식 가치를 따질 때 주가수익비율(PER)보다 주식 위험프리미엄(ERP)을 따지는 게 맞다"라고 주장했습니다. ERP는 '안전자산'인 미 국채 10년물에 투자했을 때보다 '위험자산'인 주식을 샀을 때 더 큰 위험에 투자한 데 대해 얼마나 더 보상을 받을 수 있는지 측정하는 지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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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록은 지난 8월 기준 ERP를 3.5%로 계산했습니다. 지난 30년 평균인 2.1%보다 1.4%포인트 높습니다. 블랙록은 안전자산인 10년물 국채 금리가 주식과 경쟁하려면 지금 수익률(1.3%)보다 그 정도(1.4%포인트)를 더 줘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즉 금리가 지금의 두 배인 2.7%는 되어야 할 것이란 얘기입니다.

걱정에 바다에 빠져있는 월가지만, JP모간과 블랙록은 계속 주식을 살 것을 권하고 있습니다. 그들의 논리가 맞다고 생각하십니까?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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