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달리 일본에선 음식 배달서비스 시장이 성장하지 못했다. 시장 규모가 한국의 4분의 1 정도에 불과하다. 지난해 한국의 음식 배달서비스 시장 규모는 23조원에 달했지만 일본은 6조5700억원에 그쳤다. 일본 인구가 한국보다 약 2.5배 많은 것을 감안하면 격차는 더욱 크게 느껴진다는 평가다.

네이버가 찜한 '일본의 배민' 데마에칸
하지만 음식 배달서비스 황무지인 일본에서도 주목받는 기업이 있다. 도쿄증시에 상장된 데마에칸(出前館)이다. 글로벌 배달서비스 기업 우버이츠와 함께 일본 배달 시장을 양분하고 있다. ‘일본판 배달의민족’으로도 불린다. 1999년 설립돼 2000년 일본 기업 최초로 인터넷 배달 주문을 시작한 회사다.

데마에칸이 한국 투자자의 관심을 끌게 된 계기는 네이버가 투자하면서다. 네이버는 2016년부터 총 1조원이 넘는 자금을 투자했다. 2016년 자회사 라인을 통해 430억엔(약 4600억원)을 들여 데마에칸 지분 20%를 사들였다. 작년 8월엔 300억엔을 추가로 투입하며 데마에칸의 최대주주(60%)로 올라섰다.

올 들어서도 네이버의 데마에칸 투자는 이어지고 있다. 지난 15일 데마에칸이 도쿄증권거래소에 제출한 서류에 따르면 이 회사는 네이버와 네이버-소프트뱅크의 합작사 Z홀딩스 등을 대상으로 모두 800억엔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하기로 했다. 네이버가 180억엔, Z홀딩스는 317억엔을 각각 투자한다. 이번 투자로 네이버는 데마에칸 지분 8.3%를 추가로 확보하게 된다.

최근 데마에칸 주가는 우상향 흐름을 보이고 있다. 지난 8월 12일(1227엔) 연중 저점을 찍은 뒤 꾸준한 상승세다. 작년 영업손실이 약 38억엔에 이르는 등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게 약점이지만, 앞으로의 가치를 높게 보는 의견이 많다. 일본 배달서비스 시장이 이제 막 꽃을 피우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일본능률협회종합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6264억엔 수준이던 일본의 음식 배달 시장 규모가 2025년에는 1조엔까지 꾸준히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박주연 기자 grumpy_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