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고점대비 28% 급락
삼성·한투, 목표주가 10% 하향
개인들 저가매수로 맞대응

엇갈리는 주가 전망
"사업 급제동…밸류 할인 불가피"
"플랫폼 사업 성장성은 훼손 안돼"
정치권과 정부가 플랫폼 규제 방안을 들고나오자 카카오(127,500 -0.39%) 주가가 작년 5월 수준까지 떨어졌다. 다음달 열리는 국정감사에선 정무위원회 등 4개 위원회가 김범수 카카오 의장을 불러 독점 문제를 지적하겠다고 나섰다. 카카오 주가는 고점 대비 28% 급락했다. 카카오 주가에 대한 전망은 엇갈리고 있다. 금융, 통신처럼 돈을 아무리 많이 벌더라도 규제 대상이 되는 종목은 실적과 관계없이 밸류에이션 할인이 불가피하다는 의견과 규제는 플랫폼 사업의 성장성을 훼손할 수 없다는 주장이 맞서고 있다.
목표가 줄줄 내린 카카오, 개미들은 1.4兆 줍줍

개인 1조4000억원 사들였는데…
16일 카카오는 0.82% 하락한 12만15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상반기 내내 날아오르던 카카오가 고점 대비 28.32% 하락하자 개인은 지난 8일부터 카카오를 1조4260억원어치 저가 매수했다.

증권사들은 목표주가를 낮추기 시작했다. 이날 삼성증권은 카카오 목표주가를 20만원에서 18만원으로 10% 낮췄다. 한국투자증권도 목표주가를 18만5000원에서 17만원으로 내렸다. 카카오 목표주가를 하향하는 보고서가 나온 것은 지난해 4월 이후 처음이다.

목표주가를 하향한 것은 규제 리스크 때문이다. 지난 14일 카카오가 모빌리티 스마트호출 서비스를 폐지하는 등 사회적 책임을 강화하는 방안을 발표했지만 카카오에 대한 반감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가맹택시 수수료 문제와 비가맹 택시의 배차 차별, 케이큐브홀딩스의 불성실 공시 등 논의를 앞둔 사안이 산적해 있다. 다음달 열리는 국정감사에서 국토교통위와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 정무위, 환경노동위 등은 김범수 카카오 의장을 증인으로 채택하겠다고 밝혔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빅테크 기업 독과점 문제에 대한 규제 문제는 자영업자 표를 의식한 정치권에서 내년 3월 대선까지 끌고갈 가능성이 높다”며 “주가도 그때까지 부진한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카카오에 대한 규제가 과징금 등이 아니라 사업 자체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는 것을 시장은 우려하고 있다. 카카오는 보험중개 서비스를 중단했고, 카카오모빌리티의 수익 모델도 조정했다. 투자자들은 그동안 카카오가 독점적 플랫폼을 기반으로 각종 사업을 빠르게 다각화하는 방식에 매력을 느꼈다.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 50.79배를 지탱한 건 성장성에 대한 기대감이었다. 그러나 규제로 인해 사업 다각화에 제동이 걸리면서 밸류에이션 할인은 불가피해졌다는 게 중론이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한국과 미국은 유럽에 비해서도 공정거래와 반독점에 대한 규제가 상대적으로 강한 국가”라며 “규제라는 악재로 당분간 주가는 약한 흐름을 나타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태홍 그로쓰힐 대표도 “갖고 있는 사람이 팔긴 늦었고, 급하게 살 필요도 없는 시기”라며 “규제 이슈가 카카오를 지배하는 두세 달간 박스권에 갇힌 ‘재미없는 주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장기 성장성 훼손 안 됐다”
그러나 정부 규제가 플랫폼 사업의 본질을 훼손하지는 못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김창권 미래에셋증권 수석연구위원은 “정부의 규제는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라고 했다. 카카오 강세론자들은 ‘플랫폼 없는 사회’로 다시 돌아가긴 어렵다는 점에 집중하고 있다. 김 위원은 “5~10년 뒤면 수십 개의 앱을 이용하는 대신 금융, 모빌리티, 구매 등 분야를 막론하고 1~2개의 앱으로 모든 소비가 가능해지는 모습이 구현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카카오가 무리하게 속도를 높이며 사업을 확장하면서 반감을 샀지만 결국 세계적으로 플랫폼산업 성장성은 유효하다는 의미다.

3분기 실적이 나오는 시점에 다시 주가가 움직일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한화투자증권은 규제 대상이 된 사업부문 매출이 지난해 카카오 모빌리티 매출(2800억원)의 5% 미만이라고 분석했다. 업계에선 올해도 카카오의 영업이익 증가율이 60~70% 수준에 달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김 위원은 “지난 20년간 각종 규제와 사고에도 인터넷 기업 주가는 결국 실적에 따라 움직였다”고 말했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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