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값 1조원 툴젠, 코스닥 이전 상장 추진
코넥스시장에서 시가총액 1조원대 ‘대어’로 꼽히는 바이오기업 툴젠(대표이사 김영호·사진)이 코스닥시장 이전 상장을 추진한다. 이번이 네 번째 도전이다. 상장에 성공하면 유전자 가위 기술을 가진 바이오업체 중 첫 코스닥시장 입성 사례가 될 전망이다.

16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툴젠은 최근 한국거래소에 기술특례 코스닥시장 이전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를 청구했다. 상장 예정 주식 수는 784만1713주로, 이 중 100만 주를 공모할 계획이다. 상장 주관은 한국투자증권이 맡았다.

툴젠은 국내 유전자 가위 기술 분야의 대표 업체로 꼽힌다. 유전자 가위 기술은 DNA의 특정 부위를 가위로 잘라내는 유전자 편집 기술을 뜻한다. DNA에서 질병을 일으키는 부분을 잘라내 질병 유전자의 발현을 차단하는 의료 기술이다.

툴젠은 앞서 세 차례 코스닥시장 이전 상장을 추진했으나 실패했다. 거래소는 툴젠의 유전자 가위 기술 특허권이 불분명하다는 점 및 최대주주와 2대 주주 간 지분율 차이가 적다는 점을 이유로 상장 심사 승인을 내주지 않았다.

툴젠은 그동안 논란이 됐던 사안이 해결돼 코스닥시장 상장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 회사는 미국 특허청으로부터 제3세대 유전자 가위 기술로 평가되는 크리스퍼 카스나인(CRISPR Cas9)의 원천기술 특허에 대해 등록 허가를 받았다. 지분율도 조정했다. 제넥신이 지분 16.64%를 가진 최대 주주다. 창업자인 김진수 전 기초과학연구원 유전체교정연구 단장은 10.17%를 보유하고 있다.

툴젠은 신속 이전 상장 제도(패스트트랙)를 활용해 코스닥시장에 입성할 계획이다. 패스트트랙은 시가총액 3000억원 이상, 주주분산 요건 등 일정 조건을 갖춘 코넥스시장 우량 기업에 대해 상장예비심사 때 기업의 계속성 심사를 면제해 주고 심사 기간을 45영업일에서 30영업일로 단축해 주는 제도다. 이 회사는 최근 거래소 지정 전문 기술 평가 기관인 SCI평가정보와 농업기술실용화재단에서 실시한 평가에서 모두 A등급을 받아 기술특례 상장 요건도 갖추게 됐다. 업계 관계자는 “패스트트랙을 이용할 경우 연내 상장도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