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증시에서도 메타버스 주식들이 주목받고 있다. 메타버스 사업 진출을 선언한 게임업체들 주가가 급등하고 있다.

15일 경제전문매체 차이신에 따르면 선전증시 상장사인 중칭바오왕(ZQ게임스, 종목코드 300052)은 지난 6일 메타버스 게임을 개발한다고 발표했다. 한 주류업체와 손잡고 메타버스 안에서 술을 만드는 게임을 제작한다는 계획이다. 중칭바오왕이 자세한 설명을 내놓지 않았음에도 주가는 6일 8.2위안에서 6거래일 만인 14일 18.85위안으로 129% 급등했다. 이날도 장중 4% 올랐다.
'또 다른 세상' 메타버스, 중국 증시서도 뜬다는데 [강현우의 중국주식 분석]
고양이를 소재로 한 모바일게임을 개발하는 타무마오(선전·300459)도 지난 6일 메타버스 게임을 기대하는 고객층을 충분히 확보했으며 개발 전담팀을 구성했다고 밝힌 이후 주가가 급등했다. 6일 3.17위안에서 14일 4.57위안으로 44%가량 뛰었다. 지난 8일 타무마오 주가가 상한가(+20%)를 기록하자 선전거래소는 회사 측에 메타버스 관련 투자, 기술 현황 등을 상세히 보고하라고 요구했다. 또 최대주주 등의 지분 변동 현황도 밝히도록 했다. 메타버스 테마를 이용한 주가 조작 가능성을 지적한 것이다.

메타버스는 가상의 공간 속에서 사람들이 만나고, 물건을 거래하며, 일이나 취미를 함께 할 수 있도록 하는 일종의 가상현실이다. 미국의 작가 닐 스티븐슨이 공상과학(SF)소설 '스노우크래시'에서 처음 제시한 개념이다. 지난해 코로나19를 계기로 메타버스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다만 다수 전문가들은 메타버스가 게임 소비자들을 충분히 만족시킬 수 있을 정도로 관련 기술이 개발된 상황은 아니라고 지적한다.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블록체인, 인공지능(AI), 컴퓨터그래픽 등 첨단기술을 하나로 자연스럽게 엮을 수 있는 수준이 돼야 한다는 진단이다.

이런 현실적 난관 속에서도 빅테크(대형 정보기술기업)들은 메타버스 관련 투자를 늘려가고 있다. 틱톡을 운영하는 중국 바이트댄스는 지난달 중국 최대 VR헤드셋업체 피코인터액티브를 인수했다. 페이스북은 지난 7월 메타버스 전담 팀을 구성하기도 했다.

CEC캐피털은 소셜미디어와 게임, 콘텐츠 업체들이 향후 10년간 투자를 집중할 영역으로 메타버스를 꼽았으며, 2050년께 관련 기술이 성숙할 것으로 전망했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