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당이 5000조원 규모의 인프라 투자 재원을 마련하기 위한 증세안을 공개했다. 미국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는 미국 증시의 최대 위험요소로 증세를 꼽으며 실적이 탄탄한 종목들을 눈여겨보라고 조언했다.

13일(현지시간) 골드만삭스는 자사 고객들에게 보낸 투자 노트에서 “미국 증시가 당면한 최대 변수는 세금인상”이라며 “코로나19 델타 변이, 경기 둔화, 인플레이션보다 증시에 더 큰 영향을 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민주당은 인프라 투자 법안의 재원을 마련하기 위한 세금인상 법안을 내놓았다. 증세안은 내년부터 최고 법인세율과 소득세율을 각각 기존 21.0%에서 26.5%, 37%에서 39.6%로 올리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골드만삭스는 의회에서 증세 논의가 본격화하면 증시의 불확실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골드만삭스의 데이비드 코스틴 주식전략가는 “민주당의 증세안이 통과하면 S&P500지수에 속한 기업들의 수익이 5% 줄어들 것”이라며 “현재 주식시장은 대규모 증세의 영향을 부분적으로만 반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질 캐리 홀 주식전략가도 “증세는 증시 전반에 대해 확실한 위험 요인”이라며 “특히 러셀2000과 S&P500에 속한 기업들이 영향을 많이 받을 것”이라고 했다.

골드만삭스는 불확실성 속에서 실적이 탄탄한 '퀄리티 주식'에 주목하라고 조언했다.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 주택개량업체 홈디포, 투자은행 레이몬드제임스, 보험업체 유나이티드헬스 등이 추천 목록에 올랐다. 코스틴 주식전략가는 “6월 이후 퀄리티 주식들의 수익률은 S&P500지수보다 5%포인트 앞섰다”고 했다.

이날 WSJ도 '바이든의 증세 법안이 온다'는 제목의 사설을 통해 비판을 쏟아냈다. WSJ는 “법인세 최고 세율이 21%에서 26.5%로 오르면서 기업들로부터 9000억달러를 가로챌 것”이라며 “연방정부와 지방정부의 조세를 합한 법인세는 평균 31%로 선진국 중 가장 높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서형교 기자 seogy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