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산당과 정부의 집중 규제로 휘청이던 중국 빅테크(대형 정보기술기업)들의 주가가 반등하고 있다. 홍콩증시 대장주 텐센트에는 중국 본토자금이 다시 유입되고 있다. 주요 빅테크 30종목으로 구성된 항셍테크지수도 저점 대비 15%가량 뛰었다.

지난 10일 홍콩증시에서 텐센트는 2.08% 오른 490홍콩달러로 마감했다. 전날 중국 당국이 당분간 신규 게임 판호(중국 내 게임 서비스 허가)를 발급해 주지 않겠다는 방침을 내놓으면서 8% 넘게 폭락했다가 반등에 성공했다. 중국 2위 게임업체인 넷이즈도 이날 3.14% 상승했다. 알리바바(4.29%), 메이퇀(4.34%), 징둥(5.24%), 콰이서우(5.47%) 등 홍콩증시 시총 상위권 빅테크들도 일제히 올랐다.

중국 빅테크 30종목으로 구성된 항셍테크지수는 이날 2.87% 오른 6748.36으로 장을 마쳤다. 지난달 20일 저점(5895.06) 대비 14.5% 뛰었다. 이달 상승률은 2.1%로 홍콩증시 벤치마크인 항셍지수(1.3% 상승)를 앞섰다.

중국 본토에서 홍콩증시 주식을 거래하는 '남향자금'이 빅테크 상승세를 뒷받침하고 있다. 홍콩과 상하이·선전거래소 교차매매인 후강퉁(상하이-홍콩)·선강퉁(선전-홍콩)을 통해 홍콩 주식을 사는 본토 자금을 남향자금, 본토 주식을 사는 외국인 자금을 북향자금이라 부른다. 남향자금은 7월 635억위안, 8월 197억위안 순매도에서 이달 들어 72억위안 순매수로 돌아섰다.

중국 당국의 전방위 규제를 받고 있는 텐센트에도 남향자금이 다시 유입되고 있다. 증권정보업체 둥팡차이푸에 따르면 남향자금은 지난달 텐센트를 58억위안어치 순매수한 데 이어 이달에는 순매수 규모를 77억위안으로 늘렸다. 남향자금은 지난 6월과 7월 두 달 연속 텐센트를 순매도했다. 당시 순매도 규모는 540억위안(약 9조8000원)에 달했다.

본토 투자자들이 텐센트를 비롯한 빅테크들을 다시 사들이는 것을 '저가 매수'로 보는 시각도 많다. 중국 정부는 지난 10일에도 텐센트와 알리바바 등에 플랫폼 상호 개방을 주문하는 등 여전히 강한 규제 방침을 유지하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공동 부유' 기조도 내년 가을 3연임을 결정하는 당대회까지는 이어질 전망이다.

그러나 빅테크들의 실적이나 시장지배력이 여전하고, 적극적으로 사회 환원에 나서면서 리스크를 줄이고 있다는 점에서 현 시점을 매수 기회로 보는 분석도 커지고 있다. 안신증권은 텐센트의 주가수익비율(PER)이 현재 20배 안팎으로 지난 10년 평균인 30배 대비 크게 떨어진 반면 해외 시장 개척 등으로 매출과 이익은 계속 늘어날 전망이라고 진단했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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