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 냄새 줄이는 필립모리스, 성장성 되살리나
세계 1위 담배회사인 필립모리스 주가가 상승세다. 회사 측이 연기가 나는 일반 궐련형 제품 매출 비중을 줄이고, 헬스케어 관련 회사들을 사들이면서 담배산업에 대한 전반적인 우려에 대응한 결과다.

필립모리스는 지난 3일 0.44% 오른 106.1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최근 1개월간 6.96% 올랐다. 같은 기간 국내 담배회사인 KT&G가 0.37% 떨어진 것과 대조적이다.

하이투자증권에 따르면 필립모리스의 지난 2분기 전체 매출 중 위험감소제품(RRP·reduced risk products) 비중이 처음으로 30%를 넘어섰다. RRP는 전자담배 등을 포함해 담배 관련 규제 증가와 흡연 인구 감소 등에 대응하기 위해 매출을 다변화하는 사업부다. 필립모리스는 담배산업에 대한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10년 내 자사 베스트셀러 제품인 ‘말보로’의 판매 중단 계획을 발표했다.

회사 주력 제품을 더 이상 팔지 않겠다는 소식임에도 주가는 오히려 올랐다. 사업을 다각화하며 잃어버린 성장성을 회복할 것이라는 기대가 반영됐기 때문이다. 필립모리스는 지난 7월 영국 천식 흡입기 제조업체 백투라 인수를 완료하기도 했다.

세계적으로 흡연 인구는 감소하는 추세다. 하지만 수익성이 높은 궐련형 전자담배가 그 자리를 빠르게 대체하고 있다. 필립모리스의 주요 수입원도 전자담배인 ‘아이코스’로 옮겨갔다. 아이코스의 글로벌 총이용자 수는 2분기 기준 2000만 명 이상으로 추정된다. 전자담배 전체 출하량은 올 2분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2% 늘었다.

필립모리스 자체 추정에 따르면 전자담배 등 비연소 제품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0%를 웃도는 시장은 2017년 1개국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6개국으로 늘어났다. 코로나19가 전자담배 시장 성장 속도를 끌어올리고 있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이경신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전자담배 시장에 추가로 진출할 국가가 많다는 점에서 지속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배당 매력도 크다. 필립모리스는 분기 배당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2009년 이후 지속적으로 배당금을 늘려 왔다. 현 주가 수준에서 기대 배당수익률은 4%대다. 3분기부터는 3년간 50억~70억달러 규모의 자사주 매입 계획까지 내놨다. 주주 친화 정책에 적극적이란 의미다. 향후에도 배당 확대에 대한 기대가 높다는 게 중론이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