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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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 관련주가 신고가 행진 중이다. 이번주 수소 산업 관련 대형 이벤트들이 이어지면서 수소 산업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이 커져서다. 현대차의 수소차 확대 선언이 '수소 슈퍼위크'의 신호탄이 됐다. 증권가에서는 수소 밸류체인의 핵심 소재 기술을 확보한 기업들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수소株 일제히 상승

7일 코오롱인더(코오롱인더스트리)는 4.65% 오른 9만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장중 한때 9만300원까지 올라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수소 연료전지 핵심소재인 멤브레인의 국산화에 성공한 기업이다.

탄산칼륨 글로벌 시장 점유율 1위 업체인 유니드 역시 52주 신고가(15만1000원)을 기록했다. 탄산칼륨은 탄소포집에 사용되는 원료로, 청정 수소를 생산하기 위한 핵심 재료로 꼽힌다. 천연가스에서 수소를 추출하는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탄소가 발생하는데 이 탄소를 잡아내는 데 탄산칼륨이 주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다. 유니드는 이날 1.03% 오른 14만6500원에 장을 마감했다.

같은 날 한화솔루션(3.2%) 일진하이솔루스(2.53%) 효성첨단소재(2.02%) 두산퓨얼셀(1.7%) 등 수소 관련주는 일제히 상승세를 보였다.

전날 오후 현대차가 독일 'IAA 모빌리티'(뮌헨 모터쇼)에서 공개한 '2045년 탄소중립' 구상이 수소 산업에 대한 기대감을 끌어올렸다. 현대차는 2040년부터 국내에서 내연기관차 생산을 중단하기로 했다. 현재 '넥쏘' 한 모델뿐인 승용 수소차를 2025년까지 3개 모델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번주는 그야말로 '수소 슈퍼위크'다. 오는 8일에는 현대차·SK그룹 등 10대 그룹 총수가 참여하는 수소기업협의체가 공식 출범한다. 이후 각 사의 수소 경제 선점 전략이 줄줄이 발표될 걸로 예상된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 수소융합얼라이언스 등은 8~11일 '수소모빌리티+쇼'를 개최하는데 이 자리에서 150개 기업이 혁신 수소 기술력을 선보일 예정이다.

○"수소 밸류체인 핵심 소재에 주목해야"

증권가에서는 수소 밸류체인(생산, 저장, 운송, 활용 등)에 사용되는 소재, 그 중에서도 진입장벽이 높은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춘 기업을 눈여겨보라고 조언한다.

예컨대 탄소섬유 경우 수소를 운송하는 튜브트레일러, 운송 후 저장해두는 고·중압 저장용기등에 두루 쓰인다. 국내에서 고강도 탄소섬유를 직접 생산하는 회사는 효성첨단소재뿐이다.

이안나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수소를 고압으로 저장하기 위해서는 강도와 탄성이 동시에 높은 탄소섬유가 핵심 소재"라며 "탄소섬유 자체에 대한 진입장벽이 탄소섬유 복합소재로 만드는 고압수소저장탱크를 만드는 것보다 훨씬 높다"고 설명했다. 내년 실적 기준으로 주가수익비율(PER)이 16배 수준인데 수소 관련주 평균이 50배인 것을 고려하면 현저히 저평가 돼있다는 평가다.

연료전지 핵심소재인 멤브레인 관련 기업도 눈여겨볼 만하다. 멤브레인은 일종의 필터로, 연료전지에서 수소 이온만 통과할 수 있는 막을 구성하는 역할을 한다. 지난해 코오롱인더는 그간 미국 3M 등에서 전량 수입해오던 탄화수소계 멤브레인을 국산화했다. 상아프론테크는 미국 고어사가 독점 공급하고 있는 자동차용 멤브레인을 지난해 국산화해 현재 현대차와 테스트 중이다.

연내 정부가 수소경제 로드맵2.0을 발표하기로 한 만큼 수소 관련주에 대한 관심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노우호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국내 수소 밸류체인 관련 기업 중에서는 생산보다는 저장·활용 단계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며 "국내는 수전해(신재생에너지에서 생산한 전력으로 물을 분해해 수소를 생산하는 방식) 단가가 상대적으로 비싸 결국 해외에서 액화수소 등을 수입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조언했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