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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닌텐도와 키엔스, 무라타제작소가 다음달 1일 처음으로 닛케이225지수에 편입된다. 세 종목은 덩치가 이미 큼에도 과거 오사카증권거래소에서 주로 거래됐다는 이유로 닛케이225지수로부터 외면을 받아왔었다. 지수를 산출하는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시장에 영향을 지나치게 주지 않는 선에서 이들을 편입하게끔 지수 산출 방식도 바꿨다.

7일 오전 9시 50분 현재 전자기기업체 무라타제작소의 주가는 5.40% 오른 1만290엔, 공장자동화업체 키엔스의 주가는 4.40% 오른 7만2310엔, 게임업체 닌텐도 주가는 1.20% 오른 5만5800엔에 거래되고 있다.

이는 세 종목이 닛케이225지수에 새로 편입된다는 소식이 전해진 데 따른 것이다. 지난 6일 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다음달 1일부터 닌텐도와 키엔스, 무라타제작소 등 3종목을 새로 닛케이225지수에 편입시킨다고 밝혔다. 세 종목을 대신해 스카이퍼펙트JSAT홀딩스, 닛신보홀딩스, 도쿄제관그룹홀딩스가 각각 빠진다. 지수에 새로 편입되면 이를 추종하는 펀드들의 기계적 매수가 들어오기 때문에 편입종목엔 호재다.
드디어 니케이225 편입된 닌텐도…사상 처음
의아한 점은 이들 종목은 이미 시가총액이 큰 유명종목이라는 사실이다. 키엔스의 시가총액은 16조8846억엔으로 일본 2위다. 닌텐도(7조2602억엔)와 무라타제작소(6조5980억엔)도 각각 일본 16위, 18위를 차지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지난해 10월 한국 게임업체 넥슨이 닛케이225지수에 편입되는 한편 닌텐도의 편입은 줄곧 미뤄지면서 일본 투자자들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닛케이225지수는 일본을 대표하는 지수인데 왜 일본 대표 게임주가 포함되지 못하고 한국 기업이 포함되느냐는 불만이었다.

그럼에도 이 세 종목이 닛케이225지수에 편입되지 못했던 건 역사가 있다. 현재 일본증권거래소(JPX)는 2013년 동경증권거래소와 오사카증권거래소가 경영통합하면서 만들어진 곳이다. 그 전까지 일본에선 두 개의 거래소가 따로 운영됐었다. 닛케이225지수는 '동경증권거래소'의 종목만 선별해 온 만큼 오사카증권거래소에서 주로 거래되던 종목(오사카종목·大證銘柄)은 포함시키지 않았다. 이번에 편입된 세 종목은 모두 본거지가 오사카를 중심으로 한 관서지방에 있다. 경영통합 이후 지수에 오사카종목을 넣자니 너무 덩치가 커졌다는 문제도 있었다. 시총이 큰 종목을 하나 포함시키면 다른 224개 종목에 매도압력이 커져서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고육지책을 짜냈다. 지수 산출 방법을 바꿔 세 종목을 받아들이기로 한 것이다. 각 종목의 지수 내 비중이 1% 내에 머무를 수 있도록 주가계수를 0.1~0.9 곱해 산출하기로 했다. 닌텐도와 키엔스는 0.1, 무라타제작소는 0.8로 정했다. 원래 닛케이225지수는 종목별 주가에 액면가를 반영한 뒤 단순평균 내 산출했다. 주가가 높은 종목이 지수 편입 비율이 높을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 닛케이225지수를 두고 '유니클로지수'라고 비아냥거리는 것도 주가가 높은 패스트리테일링(7만6680엔)의 비중이 10%가까이 되기 때문이다. 기존 산출 방법에 따라 키엔스나 닌텐도처럼 주가가 높은 종목이 편입되면 지수도 왜곡될 수밖에 없었다.

한편 이날 오전 닛케이225지수는 5개월 만에 3만엔선을 회복했다. 스가 요시히데 총리가 사임의사를 표명하고 미국을 중심으로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이 지연될 것이란 관측에 연일 상승 중이다.

이슬기 기자 surug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