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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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화장품 브랜드 기업들이 지난 2분기 기대치를 밑도는 실적 발표 이후 주가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화장품 업계의 헤게모니가 제조업자 개발생산(ODM)으로 이동할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KTB투자증권은 6일 "화장품 업계 경쟁이 심화되면서 브랜드 업체들이 매출 확보를 위해 마케팅비 지출과 함께 신제품과 신규 브랜드 출시를 늘리고 있다"며 "이 과정에서 ODM 업체들의 수혜가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ODM은 제조업체가 보유하고 있는 기술력을 바탕으로 제품을 개발해 유통업체에 공급하는 방식을 말한다.

ODM에 주목한 이유는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등 대형 브랜드 업체들이 중국에서의 성장성 둔화와 경쟁 심화를 겪으며 불확실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배송이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매출의 경우 전방 수요가 둔화하면서 반등 시점이 더뎌지고 있고, 마진도 마케팅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지속적으로 하락 압박을 받고 있다"며 "섣불리 실적 저점을 논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국내 화장품 대장주인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은 지난 2분기 시장의 기대에 못 미치는 실적을 발표한 이후 주가도 약세를 보이고 있다. 실적 발표 이후 아모레퍼시픽은 약 20%, LG생활건강은 15% 하락하며 연초 이후 상승분을 반납했다.

이런 어려운 상황에서 브랜드 업체들은 매출을 확보하기 위해 마케팅 확대 뿐 아니라 신제품 출시를 늘리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ODM 업체들이 수혜를 볼 수 있다는 분석이다. 배 연구원은 "중국에서 마케팅 주류가 된 '왕홍 마케팅'(소셜미디어 인플루언서를 통한 홍보)은 갈수록 몸값이 오르고 있다"며 "마케팅 경쟁 심화가 비용 확대로 이어지는 흐름이 나타난 것은 업체들에 부담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KTB투자증권은 중국 화장품 소매판매 증가율이 지난 7월 둔화세를 보인 가운데서도 ODM 관련주인 코스맥스, 한국콜마, 코스메카코리아 3사가 모두 상반기 성장 기조를 유지한 점에도 주목했다. 배 연구원은 "중국 소비자들 품질 눈높이도 점차 상향되면서 한국 ODM에 대한 선호도도 올라가고 있다"며 "전반적으로 ODM 업체들에게 우호적인 여건"이라고 덧붙였다.

설지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