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서 리츠(REITs)가 주목받고 있다. 시세차익에 더해 안정적인 배당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매력이 부각된 영향이다. 올해 높은 수익률을 올린 리츠가 등장하고, 새로운 상품이 상장되는 것도 관심이 높아지는 배경이다.

○평균 상승률 20.12%

코스피 8% '찔끔' 오를 때…리츠, 올들어 평균 20% 올랐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에 상장된 13개 리츠 주가는 연초 대비 평균 20.12% 상승했다. 리츠는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아 부동산이나 부동산 관련 대출에 투자한 뒤 수익을 내면 수익금을 배당하는 간접 투자 상품이다. 국내 주택과 오피스텔 등 주거시설에 투자하는 에이리츠는 연초 이후 75.98% 올라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상승률(7.86%)을 웃돌았다.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과 기준금리 인상 등으로 하반기 전망이 불확실해지자 안정적인 리츠로 매수세가 몰렸다는 분석이다. 김현섭 국민은행 도곡스타PB센터 팀장은 “리츠는 증시가 불안할 때도 변동성이 작기 때문에 위험분산 측면에서 포트폴리오에 담아야 한다”며 “꾸준히 5% 내외의 배당수익을 받을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급등장에서 소외됐던 리츠 주가는 올 들어 강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6월부터 차익실현 매물이 나오면서 조정을 받았지만 전문가들은 저가 매수 기회로 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성봉 삼성증권 상품지원담당은 “백신 접종이 늘고 경기가 살아난다면 리츠의 매력이 다시 커질 것”이라며 “변동성 장세에서는 위험을 관리하면서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하는 리츠 투자가 합리적”이라고 했다.

○리츠도 분산투자해야

리츠 종목별로 주가 상승률은 크게 차이 났다. 올 들어 주가가 30% 넘게 오른 모두투어리츠는 국내 호텔을 주요 자산으로 삼고 있다. 최근 백신 접종률이 높아지면서 여행 수요가 회복할 것이란 기대가 반영됐다. 반면 벨기에 브뤼셀 오피스에 투자하는 제이알글로벌리츠는 유럽 경기가 좋지 않아 2.91% 오르는 데 그쳤다.

전문가들은 하반기에 오피스형 리츠를 주목하라고 조언하면서도 주거·호텔·물류형 리츠 등을 폭넓게 담는 분산투자를 강조했다. 오피스형 리츠는 지난해 재택근무 확산으로 타격을 받았지만, 올 하반기부터 오피스 수요가 빠르게 회복되며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국내 리츠 중에선 신한알파리츠, NH프라임리츠, 이지스밸류리츠 등이 오피스형 리츠로 분류된다.

박세라 신영증권 연구원은 “개별 리츠 종목이 담고 있는 자산이 주거·호텔·물류·오피스 중 무엇인지에 따라 주가도 다르게 움직인다”며 “리츠도 위험분산을 위해 상품 성격별로 분산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미국 리츠도 유망 투자처로 꼽힌다. 백신 접종으로 미국의 경제활동 정상화 속도가 세계에서 가장 빠른 수준이기 때문이다. 미국의 주택 가격이 급등하면서 매매 수요가 일부 임대 수요로 바뀐 점도 긍정적이다. 미국 리츠에 분산 투자하는 대표 상장지수펀드(ETF)인 ‘뱅가드 리얼이스테이트 ETF(VNQ)’는 연초 대비 34.26% 수익률을 거뒀다.

홍지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리츠는 많은 자산을 담고 있어 매주 또는 매달 임대 계약을 새로 맺는다”며 “물가와 금리 변동에 맞춰 계약을 맺을 수 있기 때문에 더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신규 상장 리츠도 청약 흥행

신규 상장하는 리츠도 인기를 끌고 있다. SK리츠는 지난달 30일부터 1일까지 진행한 일반 청약에서 경쟁률 552 대 1을 기록했다. 19조2556억원의 증거금이 들어오며 역대 공모 리츠 중 최대치를 경신했다. 지난해 상장한 제이알글로벌플러스리츠가 일반 청약에서 미달(0.23 대 1)을 기록한 것과 대조된다.

SK리츠는 국내 리츠 가운데 처음으로 분기 배당을 실시한다. 목표 배당수익률은 연 5.45%(3년 평균)다. SK그룹 본사인 서울 종로구 서린빌딩과 SK에너지 주유소 116곳을 기초자산으로 갖고 있다.

남은 하반기에도 최소 4개의 리츠가 상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 연구원은 “최근 부동산 가격이 많이 오르고 경기 회복기에 접어들면서 하반기에도 리츠 청약 수요는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고 했다.

서형교 기자 seogy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