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초동 삼성전자 본사의 모습. 사진=한경 DB
서초동 삼성전자 본사의 모습. 사진=한경 DB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가석방으로 풀려난 지 약 2주 만에 삼성그룹은 바이오제약 등 신사업에 향후 3년간 240조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주식시장에선 수혜주 찾기에 분주한 가운데 삼성그룹주가 들썩이고 있다.

24일 오후 3시10분 현재 삼성그룹 지배구조의 지주회사격인 삼성물산은 전일 대비 2000원(1.55%) 오른 13만1500원에 거래 중이다. 삼성전자는 1700원(2.32%) 오른 7만5000원, 삼성생명은 1900원(2.64%) 상승한 7만4000원이다.

장중 94만5000원까지 떨어졌던 삼성바이오로직스도 하락폭을 일부 만회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현재 전 거래일 보다 5만원(4.96%) 내린 95만9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오후 들어 하락 전환했던 삼성SDI도 한때 74만6000원까지 떨어졌으나 대규모 투자 발표 직후 하락폭을 만회하며 현재 전일 보다 3만원(3.76%) 내린 76만8000원을 기록 중이다.

이 밖에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모더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생산 관련주인 서린바이오, 이연제약 등도 하락폭을 일부 만회하면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삼성그룹은 향후 3년간 240조원을 투자하고 4만명을 고용하는 등 전략·혁신 사업에 대한 과감한 투자로 코로나19 이후 예상되는 산업구조 개편에 적극 대응한다고 밝혔다. 이재용 부회장의 가석방 출소 이후 삼성에 대한 국민적인 기대와 바람에 부응하겠다는 포부를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주요 관계사는 △전략사업 주도권 확보를 위한 투자 확대 △미래 세대를 위한 고용·기회 창출 △다함께 성장하는 생태계 조성을 위한 계획을 발표했다.

삼성전자는 먼저 메모리 절대 우위를 유지하고, 시스템반도체 세계 1위 도약을 위한 기반 마련 차원에서 향후 3년간 투자 규모를 총 240조원으로 확대하고, 이 가운데 180조원을 국내에 투자하기로 했다. 과거 3년 총 180조원(국내 130조원)에 비해 33% 증가한 수치다.

삼성은 아울러 코로나19 이후 고부가 지식산업을 넘어 국가 안보산업으로 변모하고 있는 바이오 분야에서 '제2의 반도체 신화' 창출을 목표로 집중 투자에 나선다.

삼성은 5공장과 6공장 건설을 통해 글로벌 바이오 의약품 생산 허브로서 역할을 확보하는 동시에 백신 및 세포·유전자치료제 등 차세대 치료제 위탁생산에도 새로 뛰어들 계획이다. 바이오시밀러를 담당하고 있는 삼성바이오에피스는 현재 10번째 제품이 임상에 돌입했고, 이미 5개 제품이 글로벌 시장에 출시됐다.

삼성은 동시에 인공지능(AI), 로봇 등 미래 신기술과 신사업 연구·개발(R&D) 역량을 강화해 4차 산업혁명 주도권을 선도할 계획이다. 세계 최초로 5G 상용화를 달성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차세대 통신 기술 개발에도 집중 투자한다.

류은혁 한경닷컴 기자 ehry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