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시우드 "마이클 버리는 혁신을 이해하지 못한다" [강영연의 뉴욕오프닝]
17일(현지시간) 뉴욕 시장은 소폭 하락하며 출발했지만 상승세는 대단합니다. S&P500지수는 어제 종가기준 4479.71을 기록했는데요. 이는 지난해 3월 23일 팬데믹 와중에 기록했던 최저치 2237.40의 두배에 달합니다. 불과 1년 반만에 지수가 2배로 오른 건데요, 이같은 회복 속도는 제 2차 세계 대전 이후 가장 빠른 것이라고 합니다.

가장 많이 오른 업종은 헬스케어 업종이었고, 가장 많이 오른 종목은 모더나였습니다. 모더나는 이 기간동안 1307%가 올랐습니다. 지난해 3월 23일 모더나의 종가는 26.57달러였는데요. 16일 373.86달러로 거래를 마쳤습니다.

카지노 주식인 시저스 엔터테인먼트, 생황용품 업체인 배쓰앤바디웍스 등도 같은 기간 700%이상 오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오늘 오전에는 소매 업체인 홈디포와 월마트의 실적 발표가 있었습니다. 먼저 월마트는 시장 전망치는 웃도는 실적을 발표했습니다. 지난 2분기 코로나 확산 둔화에 따른 소비 회복 덕분입니다. 주당순이익은 1.78달러로 예상치인 1.57달러를 웃돌았습니다. 매출도 1410억달러로 전망치를 상회했습니다. 식품 뿐 아니라 반려동물, 미용, 유아 용품 등의 판매도 늘었습니다. 다만 오프라인 매출이 늘면서 온라인 성장률은 6%에 그쳤습니다.

홈디포는 전망치를 밑도는 실적을 발표했습니다. 지난해 봉쇄 상황에서 집에만 있던 사람들이 밖으로 나오면서 DIY에 대한 수요가 줄었기 때문입니다. 2분기 홈디포의 점포 매출은 3.4% 오르는데 그쳤습니다. 이는 최근 2년 사이 가장 낮은 수치로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치인 4.9%를 밑도는 성적입니다. 실적이 기대치를 밑돌면서 홈디포 주가는 프리마켓에서 4% 넘게 하락했습니다.

좋은 실적을 발표한 월마트도 약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미국 내 코로나 확산세에 따른 우려 때문입니다. CNBC에 따르면 미국의 오레곤, 하와이, 루이지애나, 미시시피, 플로리다 등 백신 접종률이 낮은 주를 중심으로 확진자가 빠르게 늘고 있습니다. 코로나 확산으로 경제 반등이 늦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집니다. 이날 발표된 7월 소매판매도 전월대비 1.1% 하락하며 시장 예상치보다 큰 폭으로 줄었습니다.

다만 미국 정부가 백신 접종 후 8개월 후에 부스터샷을 맞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이것이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있게 지켜볼만 합니다.

영화 빅쇼트의 주인공 마이클 버리가 테슬라 하락에 베팅한 것도 주목할만 합니다. 마이클 버리가 운영하는 사이언 에셋 매니지먼트는 2분기 13F을 보고했습니다. 13F는 1억달러 이상의 자산을 관리하는 투자기관이 분기별 보유주식 현황을 보고하는 보고서를 말합니다. 분기가 끝나고 45일 안에 내도록 돼 있어 지난 주말을 전후에 주요 기관들의 포트폴리오가 공개돼고 있습니다.

회사가 제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6월말 기준으로 버리는 테슬라 풋옵션을 107만 5500주 보유하고 있습니다. 전분기의 80만100주에서 34.4%나 늘어났습니다. 풋 옵션은 테슬라 주식이 하락했을때 이익을 낼 수 있는 구조입니다. 공매도와는 조금 다른게 주식을 특정한 가격에 팔 수 있는 권리를 의미합니다. 보고서를 통해 풋옵션의 정확한 매수 가격이나 행사 가격은 알 수 없기 때문입다. 지금 이익을 봤는지는 알 수 없다는 뜻입니다. 다만 풋 옵션의 기초 자산이 되는 테슬라 주식의 시장 가치는 7억3100만달러(약 8523억원)에 달합니다.

동시에 마이클 버리를 아크 상장지수펀드(ETF) 풋옵션에도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아크 ETF는 한국에서도 유명한 투자자죠. '돈나무 언니' 캐시우드가 운용하는 ETF입니다. 앞서 테슬라 하락 베팅과 결은 비슷합니다. 캐시우드는 테슬라에 대한 긍정적인 투자의견을 가지고 있고 ETF의 10% 정도를 테슬라 주식으로 담고 있습니다. 아크인베스트가 보유한 주식이 엘론 머스크가 보유한 것보다 많을 정도입니다.

이에 대해서 캐시우드가 17일 오전 답을 내놨는데요,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캐시우드는 이날 트위터에서 "마이클 버리는 펀더멘탈에 기초해서 주택 모기지 시장에서의 재앙을 인식했었지만, 폭발적인 성장과 투자기회를 주고 있는 혁신 산업에 대해서는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고 평가했습니다.

관련해서 앞서 말씀드린대로 지금은 13F시즌입니다. 레이 달리오, 워런 버핏, 세스 클라만 등 세계적인 대가들의 포트폴리오가 궁금하시다면 이들이 제출한 보고서를 찾아보시면 알 수 있습니다. 참고로 국민연금이 미국 시장에서 어떤 종목에 투자했는지도 알 수 있습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