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국내외 증시에서 반도체주가 일제히 약세를 보였지만 미국에선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며 지난 13일 주요 반도체 업체들이 반등에 성공했다. 반도체 공급부족 사태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이날 나스닥시장에서 AMD는 3.8% 상승 마감했다. 또 다른 반도체 기업인 엔비디아는 1.42% 올랐고, 마이크론도 0.95% 상승하며 장을 마쳤다. 지난주 CLSA, 모건스탠리 등 글로벌 투자은행(IB)이 잇따라 반도체 업황에 대한 부정적인 보고서를 내놓으면서 9~12일 마이크론이 -14.33%, AMD -3.28%, 엔비디아가 -2.26% 동반 하락했다.

지난주 3%가량 급락했던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도 이날 0.67% 반등했다. 글로벌 반도체 상장지수펀드(ETF)인 ‘아이셰어 세미컨덕터 ETF’(SOXX) 역시 이 영향으로 0.63% 오르며 장을 마쳤다.

미국 시장에서 반도체주의 투매가 진정된 이유는 블룸버그 등에서 “세계 반도체 공급난이 해소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고 보도한 내용이 다시 시장의 주목을 받으며 저가 매수세가 유입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블룸버그는 “반도체 주문부터 출고까지 드는 기간이 역대 최고치인 20주를 넘어섰다”고 전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스마트폰과 산업 기계 관련 반도체칩인 마이크로컨트롤러는 반년 이상 기다려야 한다.

미국 IB 뱅크오브아메리카(BoA)가 AMD에 대해 이날 투자 의견을 ‘매수’로 상향 조정한 것도 투자심리에 영향을 미쳤다. BoA는 AMD를 반도체 ‘톱3픽’으로 선정하며 “주당순이익(EPS)이 2~3년 내 현재의 두 배 수준인 5달러로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내년까지 AMD의 에픽프로세서 점유율이 15%까지 상승할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목표주가는 현재 주가보다 23%가량 높은 수준인 135달러를 제시했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