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암호화폐(가상화폐) 거래소 코인DCX가 인도 암호화폐 업계의 첫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조원 이상의 스타트업)이 됐다.

10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코인DCX는 최근 페이스북 공동 설립자 왈도 세브린의 벤처캐피털로부터 67억루피(약 1033억원)를 투자받았다. 앞서 미국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 블록체인 투자기업인 폴리체인과 블록원 등에서도 자금을 유치했다.

수밋 굽타 코인DCX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9일 투자 발표회에서 코인DCX의 기업가치를 11억달러(약 1조2630억원) 추정한다고 밝혔다.

인도의 암호화폐 시장은 규제 리스크가 일부분 해소되면서 활황을 맞고 있다. 지난해 3월 인도 대법원은 시중은행의 암호화폐 계좌 거래 금지 조치가 부당하다고 판결을 내렸다. 이에 인도의 4대 암호화폐 거래소의 하루 거래량은 1년 전 2860만달러에서 최근 1억5900만달러 수준으로 6배 이상 급증했다.

하지만 아직 모든 위험이 해소된 것은 아니다. 최근 인도 중앙은행은 민간 암호화폐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며 정부는 앞으로 이 문제에 대해 최종 입장을 내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인도 중앙은행은 디지털화폐(CBDC) 발행을 준비하고 있다.

굽타는 "인도에는 기술에 익숙한 젊은 세대들이 많고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 엔지니어와 개발자가 적지 않다"며 "규제 리스크가 해소되면 앞으로 100개 이상의 암호화폐 유니콘 기업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인도의 또 다른 대형 암호화폐 거래소인 와지르엑스(WazirX)가 발행한 거래소 코인인 WRX는 이날 호재에 힘입어 20% 가까이 상승했다.

맹진규 기자 mae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