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챗 '청소년 모드' 위법" 소송
몸 낮춘 텐센트 "성실히 조사"

중국 당국, 기술기업 통제 강화
메이퇀엔 반독점 벌금 10억弗

'틱톡' 운영사, 美 상장 포기
내년 초 홍콩 증시 상장 추진
중국 정부가 잇따라 빅테크(대형 정보기술기업)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 중국 검찰은 ‘중국판 카카오톡’인 위챗을 운영하는 텐센트에 민사 공익소송을 제기하기로 했다. 중국 최대 음식배달업체 메이퇀뎬핑은 독점 규정 위반을 이유로 10억달러(약 1조1500억원)에 이르는 벌금을 부과받을 전망이다.
또 매맞는 中 빅테크…檢까지 텐센트 압박

패소 시 거액 배상 전망
중국 경제전문매체 차이신에 따르면 베이징 검찰은 지난 7일 “위챗의 ‘청소년 모드’에 청소년보호법과 부합하지 않는 부분이 있어 청소년의 합법적 권익을 침해한다”며 “공익소송 대상으로 판단했다”고 발표했다. 소송에 참여하려는 기관·조직은 30일 이내에 관련 내용을 서면으로 제출할 수 있다. 다만 검찰은 텐센트의 혐의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위챗은 이용자 수가 12억 명에 달하는 중국 대표 소셜미디어다. 텐센트는 지난해 10월 위챗의 청소년 모드를 선보였다. 최신 버전을 설치하면 부모가 청소년의 온라인 게임 접속, 동영상 스트리밍, 신용카드 사용 등을 제한할 수 있도록 했다.

텐센트 측은 성명을 통해 “청소년 모드의 기능을 성실히 검사하고 공익소송에 진지하게 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검찰이 빅테크를 상대로 이런 소송을 제기하는 것은 처음”이라며 “텐센트가 패소할 경우 상당한 벌금 및 배상액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중국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빅테크 규제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반독점, 금융업 제한, 소비자정보 감독 등에서 시작해 최근에는 교육, 음식배달, 게임 등 민간 부문 전반으로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지난달 30일에는 공업정보화부가 텐센트, 알리바바 등 25개 인터넷 플랫폼 기업을 소집해 최근 시작된 ‘인터넷산업 집중 단속’과 관련해 스스로 잘못을 찾아 바로잡으라고 요구했다.

텐센트는 앞서 위챗 보안 기술을 업그레이드한다며 지난달 말부터 최근까지 신규 사용자 등록을 일시 중단했다. 또 지난 3일에는 미성년자의 하루 게임 이용 시간을 추가로 줄이는 등 관리 강화에 나섰다.

텐센트는 또 지난 6일 텐센트연구소가 발간한 ‘디지털 경제에서 중국과 미국 간 확대되는 격차에 대한 경고’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홈페이지와 텐센트연구소 위챗 계정에 게재했다가 모두 삭제했다. 해당 보고서는 2016~2018년 급성장한 중국 빅테크들이 현재 성장 둔화에 직면했으며, 매출과 시가총액에서 모두 미국 기업에 밀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텐센트와 알리바바의 시가총액은 갈수록 줄어드는 추세다. 올 2월 최고점을 기록했던 텐센트 주가는 최근 고점 대비 40% 이상 내렸다.
메이퇀에도 반독점 벌금 관측
중국 음식배달 시장의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메이퇀도 규제당국의 압박을 받고 있다. 메이퇀은 독점 규정 위반을 이유로 최대 10억달러의 벌금을 부과받을 것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이 최근 보도했다.

시장감독총국은 메이퇀이 광둥성 지역 요식업계에 높은 수수료를 요구하고, 다른 플랫폼에 등록하면 징벌적 수수료를 부과하는 독점 행위를 한 것으로 보고 조사에 들어갔다. 메이퇀은 독점 행위에 대한 지적이 나오자 플랫폼 이용 상인들에 대한 수수료를 낮추는 등 개선 작업에 착수했다.

중국 당국은 지난달 음식배달 플랫폼의 배달원 권익을 보호하는 지침도 내놨다. 음식배달 플랫폼 기업에 배달원 사회보험 가입을 의무화하고, 보수적으로 계산한 배달원의 평균 수입을 해당 지역의 노동자 최저 임금 수준으로 보장하라고 요구했다.

빅테크 규제의 또 다른 희생양이었던 바이트댄스는 미국 증시 상장을 포기하고 내년 초 홍콩 증시에 상장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트댄스는 짧은 동영상 공유 앱 틱톡의 운영사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바이트댄스가 올해 4분기 또는 내년 초 홍콩 증시에 상장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바이트댄스는 고객 정보 저장·관리 방식에 관한 세부 정보 등을 당국에 제출하고 심사를 기다리고 있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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