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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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해외주식에 투자하는 서학개미들이 시장 상황에 따라 대응하는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해외주식은 장기투자로만 접근하던 투자자들이 종목별 비중을 적극적으로 조절하고, 차익실현에 망설이지 않는 모습이다.

4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는 지난달 애플(APPL)을 1억8997만달러(약 2173억원)어치 순매도했다. 애플은 지난달 국내 투자자가 가장 많이 순매도한 종목이다.

그동안 국내 투자자는 상승장일 때 해외 종목을 매수하는 경향이 짙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선 개별 종목별로 대응하는 흐름이 포착되고 있다. 해외주식 시장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진 영향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실제 애플은 지난 7월 한 달간 7.59% 올랐다. 120~130달러에서 횡보하던 주가가 아이폰12 등 신제품 기대로 오르자 적극 차익실현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애플 다음으로 많이 판 종목은 홍콩시장에 상장된 미래에셋 글로벌 X 차이나 전기차 ETF로 6846만달러(약 783억원)어치 순매도했다. 이 ETF는 2분기 들어서만 40.76% 오르고, 7월에도 16.12% 추가 상승했다. 중국 전기차 관련주가 급등하며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수준) 부담 지적이 나오자 적극 차익실현에 나선 결과다.

7월 한 달간 국내 투자자가 세 번째로 많이 순매도한 종목인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 불 3X(SOXL)’도 같은 이유로 해석할 수 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를 세 배로 추종하는 상품이다. 지난 2분기 내내 횡보하던 주가가 7월 들어 반등세를 보이자 국내 투자자는 4476만달러(약 512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같은 기간 국내 투자자가 가장 많이 들고 있는 해외 종목인 테슬라도 2969만달러 순매도를 기록했다. 6월에 이어 2개월 연속 순매도다. 증권업계에서는 이 같은 현상이 서학개미들의 투자 다변화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보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과거 대형주를 무조건 사서 기다리던 때와 달리 투자하는 종목이 다양해지고 대응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며 “증권사 리서치센터에서 관련 자료를 많이 내놓고,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서도 해외주식 관련 정보량이 점차 늘어나고 있는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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