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당국이 민간 기업들을 상대로 규제를 쏟아내는 가운데 중국 최대 빅테크(대형 정보기술기업)인 알리바바가 2분기에 시장의 예상에 미달하는 실적을 내놨다. 알리바바는 자사주 매입 계획을 150억달러로 확대했다.

4일 경제전문매체 차이신 등에 따르면 알리바바는 실적 보고서를 통해 2분기 매출이 2057억위안(약 36조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34%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치인 2103억위안을 밑돌았다. 2분기 순이익도 451억위안(약 8조원)으로 전년 동기의 475억에서 5%가량 줄었다.

알리바바의 핵심 금융계열사인 앤트그룹의 수익성도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알리바바는 2분기 순이익 중 앤트그룹이 기여한 부분이 약 45억위안이라고 설명했다. 알리바바는 앤트그룹의 지분을 33% 갖고 있다는 점에서 앤트그룹의 2분기 순이익은 136억위안(약 2조4000억원)으로 추산된다. 이는 전분기 대비 37% 급감한 수준이다.

중국 당국은 작년 10월 마윈 알리바바 창업자가 한 금융포럼에서 금융당국의 규제가 시대에 뒤떨어져 있다고 비판한 이후 앤트그룹 상장 전격 중단을 시작으로 민영 기업들에 대한 강력한 규제들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핵심 타깃에 된 알리바바는 지난 4월 독점규제 당국으로부터 역대 최고인 3조원대 반독점 벌금을 부과받는 등 다양한 압박을 받고 있다.

뉴욕증시에서 알리바바의 주가는 작년 10월 300달러를 넘었으나 이후 규제 홍수 속에 최근 200달러 안팎까지 떨어졌다. 알리바바는 주가를 방어하기 위해 자사주 15억달러어치를 2022년말까지 매입하겠다고 이날 밝혔다. 작년말 내놓은 10억달러 매입 계획을 확대한 것이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