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성 예금 위주로 퇴직연금을 운용하는 은행은 작년 2.26%의 퇴직연금 수익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작년 한 해에만 수수료 명목으로 6000억원 넘게 가져간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금융감독원 연금통합포털에 따르면 은행 보험 증권 등 43개 금융회사는 지난해 퇴직연금 수수료로 총 1조773억원을 받았다. 확정급여(DB)형, 확정기여(DC)형, 개인형 퇴직연금(IRP) 적립금에 대한 운용관리, 자산관리, 펀드 비용 등을 합한 금액이다. 퇴직연금의 평균 수수료율은 0.42%였다.

은행은 작년 수익률이 2.26%로 최하위권이었지만 수수료로는 가장 많은 6256억6700만원을 챙겨갔다. 2.03~2.39% 수익을 낸 보험사(생명보험·손해보험)는 2621억1600만원을 가져갔다. 증권사는 수익률이 3.78%로 가장 높았지만 1894억8100만원을 수수료로 받았다.

은행이 많은 수수료를 가져간 것은 단순히 퇴직연금 점유율이 높기 때문이 아니다. 금감원에 따르면 고객의 총 수수료율(총비용부담률)은 은행이 0.46%였다. 장기수익률(10년)이 연평균 1.65%인데 3분의 1을 수수료로 걷어간 것이다. 증권사 수수료율은 0.41%, 생보사와 손보사는 각각 0.36%, 0.34%로 집계됐다.

은행이 퇴직연금 적립금을 거의 운용하지 않으면서 수수료만 챙긴다는 비판이 나온다. 실제로 은행은 작년 퇴직연금 적립금의 86.2%를 예·적금, 금리확정형 보험 등 원리금보장 상품에 넣었다. 실적배당형 상품 편입 비중은 9.9%에 불과했다. 증권사는 실적배당형 비중이 21.8%로 은행의 두 배가 넘었다.

개별 기업 기준으로는 신한은행이 수수료를 가장 많이 가져갔다. 작년 1314억원을 받았다. 2위는 1205억원을 가져간 국민은행이었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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