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료주가 강세다. 오뚜기에 이어 농심도 라면 가격을 인상하면서 하반기 식품업계의 ‘도미노 가격 인상’이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올 하반기 원자재 가격이 안정화되면 음료 및 식품 업체들이 인상된 판매 가격과 낮아진 원자재 가격 차이만큼 이익을 가져갈 수 있다”며 “음식료주에 장기적인 관심을 기울일 때”라고 조언했다.

라면업계 '도미노 인상'…입맛 도는 식품株
29일 농심은 1.09% 오른 32만60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날 4년8개월 만에 라면 전 제품 가격을 평균 6.8% 인상한다는 소식에 오전 장중엔 4%대 급등했다. 삼양식품도 라면 값을 올릴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날 오전 장중 3%대 상승했다.

소맥, 팜유, 콩, 우유 등 주요 원자재 가격이 줄줄이 인상되면서 식음료업계에선 제품 가격 인상이 가장 중요한 화두로 떠올랐다. 올 들어 라면의 주요 원재료인 소맥과 팜유 선물가격은 각각 29.28%, 67.96% 상승했다. 하반기 주요 곡물가가 안정세를 보이면 기존에 판매 가격을 올렸던 기업 위주로 이익이 늘 수 있다.

식음료업계의 ‘원가 상승→판매 단가 인상→장기 영업이익 상승’ 사이클은 과거 사례에서 입증됐다. 업계에서 가장 큰 폭의 가격 인상이 있었던 때는 2011년이다. 2012년부터 국제 곡물 가격 하락세가 시작되면서 2~3년간 주요 음식료 업체의 영업이익률은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CJ제일제당 가공식품 부문 영업이익률이 두 자릿수로 높아진 것도 2014년부터였다.

NH투자증권은 농심과 삼양식품이 라면 값을 5% 인상할 경우 영업이익률은 각각 19%, 16% 상승한다고 분석했다. 업계에선 이번 가격 인상 효과가 올 4분기나 내년 초부터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 조미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서 식품 소비가 늘어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며 “판매량 증가와 가격 인상 수혜를 모두 누리는 기업이 증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업계에선 오리온도 하반기 중국법인이 초코파이 등의 가격을 인상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낙농진흥회가 다음달부터 원유(原乳) 가격을 L당 947원으로 21원 올리기로 하면서 제과·제빵 업체도 가격 인상 요인이 생겼다.

증권업계는 높아진 원가 부담을 판매 가격에 전가하기 쉬운 기업에 관심을 기울이라고 조언했다. 점유율 1위 품목이 많은 CJ제일제당이 대표적이다. 대상 SPC삼립 등 수직계열화가 이뤄진 종목도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