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건설사가 부진한 2분기 성적표를 받아든 와중에 삼성물산은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삼성물산은 2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8.3% 늘어난 8조5476억원, 영업이익은 78.5% 늘어난 4252억원을 기록했다고 28일 공시했다. 증권사들의 2분기 영업이익 추정치(3225억원)를 한참 웃도는 수치이자 2015년 9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이후 분기 기준 최대 실적이다. 기관투자가들이 최근 삼성물산에 ‘베팅’하면서 이날 2.89% 오른 14만2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삼성물산, 4252억 '분기 최대 실적'
글로벌 경기 호조로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면서 상사 트레이딩 영업 실적이 좋았고, 국내 소비심리가 살아나면서 패션 부문 영업이익률이 개선됐다. 2분기 상사 부문 영업이익은 9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92% 증가했다. 2분기 패션 부문 영업이익은 430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4200% 늘었다. 건설 부문 영업이익은 113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4% 감소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공장 가동률이 상승하면서 바이오 부문 이익 기여도 늘었다. 삼성물산은 이날 삼성벤처투자를 통해 SVIC 54호 신기술사업투자조합에 출자한다고 공시했다. 펀드명은 ‘라이프 사이언스 펀드’다. 삼성물산이 990억원, 삼성바이오로직스가 495억원, 삼성벤처투자가 15억원을 출자한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기존의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위탁개발생산(CDMO), 바이오 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사업 위주였다면 앞으로는 차세대 바이오 치료제와 신약 개발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할 계획”이라며 “국내외 유망 바이오 헬스케어 벤처기업에 투자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기는 2분기 매출 2조4755억원, 영업이익 3393억원을 기록했다고 이날 발표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0.6%, 영업이익은 230.4% 늘어난 수치다. 역대 2분기 가운데 최대 실적이다. 삼성전기 관계자는 “IT용 소형·고용량 적층세라믹커패시터(MLCC)와 산업·전장용 MLCC, 고사양 반도체 패키지 기판 등 고부가 제품의 판매가 늘면서 전년 동기 대비 실적이 크게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