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정부 규제 강해지며 증시 출렁
"정부 육성 의지 강한 반도체가 대안"
"정부와 싸우지 마라…中 투자한다면 반도체가 '답'이다"

'정부와 싸우지 마라'. 중국 증시 투자자 사이에서 격언처럼 전해져 오는 말이다. 공산당이 중국 증시에 미치는 영향이 그만큼 크니 정부 정책과 반대되는 방향으로 투자하지 말란 얘기다. 중국 정부의 규제로 정보기술(IT)·교육산업 관련 종목이 큰 폭으로 하락하는 가운데 증권가에선 해당 종목의 저점매수보단 중국 정부가 전방위로 투자를 지원하는 반도체 산업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27일 홍콩시장에 상장된 글로벌 X 차이나 반도체 ETF는 70홍콩달러에 장을 마쳤다. 중화권 반도체 관련 종목을 고루 담는 이 ETF는 이번주 1.45% 상승했다. 같은 기간 홍콩H지수가 9.75% 하락한 것에 비하면 견고하게 버틴 것이다. 연초 이후로 봐도 홍콩H지수가 17.31% 하락할 때 해당 ETF는 27.04% 올랐다.

개별 반도체 종목도 비슷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홍콩시장에 상장된 파운드리업체인 SMIC과 화홍반도체는 이번주 16.67%, 4.37% 올랐다. 상하이시장에 상장된 반도체 패키지 업체 강소장전테크놀로지(JCET그룹)는 같은 기간 6.13% 올랐고, 팹리스 업체 기가디바이스는 4.9% 올랐다. 같은 기간 상해종합지수는 4.77% 내렸다.

중국 정부는 '반도체 굴기'라는 기치 아래 관련 기업에 세제혜택을 주고 보조금을 지원해주는 등 전폭적인 지원을 하고 있다. '21세기 석유'로 자리잡은 반도체 시장에서 패권을 쥐겠다는 이유에서다. 다른 분야에서 중국 정부가 취하고 있는 입장과는 정 반대다. 중국은 지난해 말부터 본격적으로 플랫폼 기업에 대해 반독점 제재를 가하고 있고, 최근엔 지나친 사교육 열풍이 저출산을 야기한다며 관련 기업 제재에 나서기도 했다.

이때문에 중국에 투자한다면 반도체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조언이 나온다. 중국 정부가 규제하고 있는 산업의 경우, 규제로 인해 추가 성장을 기대하기 어려운 데다 규제가 언제 풀릴 지도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고 해서 플랫폼 기업을 저점 매수 하기보단 중국 정부가 밀어주는 반도체 기업으로 포트폴리오를 바꾸는 게 낫다는 분석이다.

이동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규제가 적용되는 산업이 확대되고 그 강도가 세지면서 중화권 증시 변동성은 확대될 것"이라며 "단기적으로 규제 리스크에서 벗어나 있고 정부의 육성 의지가 확고한 반도체 등 산업에 선별적으로 접근할 것을 권고한다"고 말했다.

이슬기 기자 surug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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