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악재 쏟아졌지만, 뉴욕 증시가 상승한 까닭

애플 아마존 테슬라 등 180여 개 기업의 실적 발표와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등 굵직굵직한 이벤트로 가득 찬 이번주 뉴욕 증시는 월요일인 26일(현지시간) 개장 전부터 중국 증시의 폭락 소식으로 뒤숭숭했습니다.

중국 정부의 사교육 규제로 교육주가 폭락해 상하이증시, 홍콩증시 등이 2~4% 급락한 탓입니다. 중국 정부가 텐센트뮤직에 대해 독점 배포권을 포기하라는 명령을 내렸다는 소식에 기술주도 큰 폭으로 하락했습니다. 앤트파이낸셜로 시작된 중국의 무차별적 기업 규제는 디디추싱부터 사교육까지 계속 확대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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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중국 주식에서 벗어나려는 움직임이 상당히 두드러집니다. 정책적 불확실성은 투자자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벌써 미국 증시에 상장된 중국 주식들의 시가총액 손실만 7650억 달러(블룸버그)에 달하고 있습니다. 기술주에 집중 투자하고 있는 아크인베스트도 지난주 내내 텐센트 등 중국 주식을 매도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시스코시스템즈의 존 챔버스 회장은 이날 CNBC 인터뷰에서 "투자한 스타트업들에 중국에서 사업을 하지 말라고 권유하고 있다. 그리고 중국 스타트업에는 투자하지 않고 있다. 불확실성이 너무 크다. 아마 이런 식으로 5~10년을 갈 것 같고 상황은 더 개선되기 전에 더 나빠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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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골드만삭스가 미국의 3, 4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전망치를 낮췄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경기 정점 논란이 투자자들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는 상황에서 골드만삭스가 쐐기를 박은 겁니다. 얀 헤치우스 수석경제학자는 투자 메모에서 3분기 성장률을 연율 8.5%, 4분기를 연율 5.0%로 낮췄습니다. 각각 종전보다 1%포인트 적은 겁니다. 사무실 복귀 지연 등으로 서비스 분야의 회복이 예상보다 더디게 진행되고 있고, 여기에 델타 변이 확산이 모멘텀을 추가로 둔화시킬 수 있다는 이유입니다. 2021년 성장률은 6.6%로 유지했습니다만 내년 하반기에는 연 1.5~2%대의 통상적 성장률 수준으로 돌아갈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헤치우스는 "우리는 백신 보급과 재정 부양으로 성장의 정점이 올해 중반에 올 것으로 오랫동안 예상해왔다. 하지만 상품 소비에서 서비스 소비로의 전환이 원활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어 감속이 좀 더 급격해질 수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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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10시 발표된 미국의 6월 신규 주택 판매는 전월 대비 6.6% 떨어져 3개월 연속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월가의 3.4% 증가 예상이 크게 빗나간 겁니다. 신규 주택 판매가(중간값)는 36만1800달러로 전달의 37만4000달러보다 낮아졌습니다. 지나치게 오른 집값이 매수세를 제한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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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보합세로 출발한 뉴욕 증시는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상승세를 보이더니 점점 더 상승 폭을 키웠습니다. 결국, 다우와 S&P 500지수는 각각 0.24% 올랐고 나스닥은 0.03% 강보합세로 마감됐습니다. 모두 사상 최고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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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관계자는 "델타 변이 확산에 따른 경기 회복 지연, 주택시장의 감속 등은 미 중앙은행(Fed)의 테이퍼링 논의를 지연시킬 수 있다"라며 "어쨌든 미국의 경기는 회복되고 있는데, 유동성이 좀 더 유지된다면 금융시장에서는 더 좋은 시나리오가 될 수도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지난주 월요일 지수가 급락하자 저가 매수세가 밀려드는 걸 보고 큰 폭의 조정은 없을 것이란 시각이 퍼지고 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지난주 유럽중앙은행(ECB)이 완화정책 유지를 천명한 뒤 큰 폭의 강세를 이어가던 달러화도 이날 소폭 약세를 보였습니다. 미국도 긴축을 좀 더 미룰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작용한 것입니다. 만약 제롬 파월 Fed 의장이 28일 열릴 기자회견에서 델타 변이에 대한 불확실성을 강조할 경우, 시장의 기대는 커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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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장 마감 뒤 테슬라, 27일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그리고 주 후반 페이스북(28일), 아마존(29일) 등이 줄줄이 실적을 발표하는 것도 긍정적 영향을 줬습니다. 2분기 어닝시즌은 투자자들의 자신감을 북돋우고 있습니다. 팩트셋에 따르면 지난 23일까지 S&P 500 기업의 25%가 2분기 실적을 공개한 가운데, 이들 중 88%가 추정치를 상회하는 EPS를 내놓았습니다. 이는 팩트셋이 통계를 집계한 2008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입니다. 종합적으로 기업들은 월가 예상보다 19.0% 높은 이익을 보고했습니다. 이들 실적을 공개한 기업과 아직 공개하지 않은 기업들의 추정치를 감안한 2분기 S&P 500 기업들의 이익 증가율은 작년보다 74.2% 늘어났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주 트위터와 스냅챗이 예상을 훨씬 웃도는 매출 등을 발표한 뒤 이들 거대 기술주에 대한 실적 기대가 더 커졌습니다. 온라인 광고 시장이 살아나고 있다는 신호이기 때문입니다. 애플(0.29%) 알파벳(0.77%) 아마존(1.18%) 페이스북(0.72%) 테슬라(2.21%) 등 대부분 거대 기술주가 모두 이날 상승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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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장 마감 이후 실적을 공개한 테슬라는 이런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습니다. 2분기 매출은 119억6000만 달러로 월가 예상(113억 달러)을 상회했으며, 순이익은 11억4000만 달러로 사상 처음 10억 달러를 넘었습니다. 이는 1년 전보다 10배 증가한 수치입니다. 주당순이익(EPS)도 1.45달러로, 예상(98센트)을 훌쩍 뛰어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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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가 안정적인 흐름을 보인 것도 뉴욕 증시 상승세를 지원했습니다. 최근까지 경기 둔화를 가리키는 지표에는 금리가 내려갔었는데, 이날 금리는 꾸준히 올라 1.29% 수준에 마감됐습니다. 지난주 초 1.12%까지 내려간 뒤 바닥을 쳤다는 관측이 강해지고 있습니다. 지난주 금요일 아이셰어 미 국채 상장지수펀드(GOVT)에서만 13억 달러가 빠져나갔습니다. 이에 대해 컬럼비아 트레드니들의 진 테누쪼 전략가는 "국채 시장의 투기적 베팅이 어느 정도 사라졌다. 앞으로는 금리가 펀더멘털을 반영해 움직이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모건스탠리의 경우 여전히 연말이면 금리가 연 1.9%에 달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9월부터 고용 회복이 가시화되면 본격적으로 상승할 수 있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채권을 매도하라"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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델타 변이의 경우 골드만삭스의 GDP 증가율 조정에도 큰 걱정거리는 아니었습니다. 경기 회복에 큰 위험은 안되리라는 평가가 여전합니다. 심지어 같은 골드만삭스의 데이비드 코스틴 주식 전략가도 투자 메모에서 ”투자자들은 델타 변이가 경제 성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우려하고 있지만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가 중대한 시장 위험을 제기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우리는 델타 변이가 미 증시에는 아주 작은 위험만을 줄 것으로 생각하며, 광범위한 백신 보급과 집단면역 전략은 향후 감염이 증가하더라도 경제에는 제한적 영향만 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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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이날 영국의 코로나 감염자 수가 꺾였다는 통계가 나오면서 투자자들은 안도했습니다. 주간 단위로 보면 지난주 확진자 수는 런던에서 그 이전에 비해 14% 감소했고, 북동부 지역에서는 38% 줄었습니다. 이는 델타 변이 확산세가 정점을 쳤다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JP모간은 "영국의 확진자 수가 정점을 지난 것처럼 보인다. 이것은 리플레이션 트레이드(경기민감주를 사는 것)가 다시 돌아올 것이란 신호가 될 수 있다. 이건 델타 바이러스가 글로벌 성장에 심각한 위협 요인은 아니라는 확신을 강화한다"라고 말했습니다. 또 펀드스트랫도 "영국의 감염자 증세 추세가 확실히 떨어졌다. 만약 미국이 영국과 비슷하게 움직인다면 앞으로 12일 이내에 미국의 감염자 수도 정점을 찍을 것이다. 우리는 에너지와 코로나 피해주가 다시 이번주에 랠리를 시작할 것으로 본다"라고 밝혔습니다. 다만 영국이 지난주 19일 '자유의 날'을 선언한 뒤 검사 수 자체가 줄었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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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주식에 대해서는 아직은 미국 증시의 전반적 투자심리를 헤치지는 않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지난 2015년에는 중국의 경기 악화가 뉴욕 증시를 끌어내리면서 S&P 500 지수가 연간으로 0.7% 떨어지면서 2011년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었습니다. 월가 관계자는 "지금의 문제는 중국 내부의 규제 문제로 중국의 문제로 끝날 것으로 본다. 특히 미국이 중국 경제와 디커플링을 시도하고 있기 때문에 과거 2015년과는 약간 다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다만 중국 경제의 모멘텀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는 분석도 조금씩 나오고 있습니다. ING증권의 아이리스 팡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기업들의 투자가 줄어들고 있다"라면서 중국의 경제 성장이 느려질 수 있다고 강력히 경고했습니다. 반도체 공급난, 나빠진 중국 경제 전망 등으로 투자를 하지 않고 있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미국이 중국의 25개 주요 기업을 수출제한 리스트에 넣고 일본, 영국 등도 속속 동참하면서 중국 기업들의 기술 개발이 큰 타격을 받고 있는 것도 문제점으로 꼽았습니다.

미국과 중국의 갈등은 더욱 거세지고 있습니다. 25~26일 중국을 방문한 웬디 셔먼 미 국무부 부장관은 중국이 홍콩과 신장 등지에서의 인권탄압 등 중국이 규칙에 기반을 둔 국제질서를 훼손하고 있다고 강한 우려를 표명했습니다. 또 코로나바이러스 기원에 대한 세계보건기구(WHO)의 2차 조사를 불허한 데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이에 대해 중국의 왕이(王毅)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미국은 중국의 사회주의 체제 전복을 시도해서는 안 되며, 일방적 제재를 모두 철폐해야 한다고 강력히 반발했습니다.

28일 열리는 FOMC와 관련, 테이퍼링을 미룰 것이란 기대가 조금씩 커지고 있지만 기대는 기대로 끝날 수 있습니다. CNBC의 주식 평론가인 마이크 산톨리는 "FOMC 직후에는 항상 변동성을 조심해야 한다"면서 "시장은 올해 FOMC가 열린 직후인 1월 말, 3월 중순, 4월 말, 6월 중순 주목할 만큼 폭락하거나 정체를 보였다고 설명했습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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