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콕 길어지자…IPO 시장 달구는 그릴 회사들
코로나19 델타 변이바이러스 확산으로 '집콕' 기간이 길어지자 그릴 제조·판매사들이 줄줄이 상장 절차에 돌입하고 있다.

26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바베큐 그릴 전문 제조회사 웨버와 트레이거는 이달 초 기업공개(IPO)를 위한 서류를 각각 제출했다. 웨버는 1952년 세계 최초로 원형 그릴을 제조, 판매하기 시작한 회사다. 숯이나 가스가 아니라 목재 펠릿을 이용해 고기를 굽는 그릴로 유명한 트레이거는 IPO를 통해 약 4억달러를 조달할 계획이다. 이 회사의 가치는 약 20억달러 수준으로 평가 받는다.

온라인 그릴 및 아웃도어 제품 판매 플랫폼인 BBQ가이즈도 최근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과 합병을 통해 상장하기로 했다. 1998년 바비큐 그릴 소매점 그릴스토어 앤 모어로 출발한 이 회사는 이후 전자상거래로 사업을 전환했다.

20~70년 된 회사들이 최근 들어 상장 절차에 돌입한 건 코로나19로 인해 매출이 급증하고 시장의 뜨거운 관심을 받아서다. 미국에서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외식 대신 집 뒤뜰에서 바베큐 즐기는 이들이 늘어났다. 웨버의 경우 올해 3월 말 기준 6개월간의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60% 늘었고 트레이거의 올해 1분기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2배 이상 늘었다. 코로나19 상황이 자금 조달을 위한 '연료'가 된 셈이다. WSJ은 "두 그릴 판매사의 IPO와 BBQ가이즈의 SPAC 합병은 집콕 문화의 지속성(durability)에 대한 베팅"이라고 평가했다.

업계에서는 세 회사 외에도 그릴 관련 기업들의 상장이 이어질 수 있다고 본다. 블룸버그통신은 앞서 야외용 그릴 전문회사 솔로스토브 역시 IPO를 고려 중이라고 보도했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