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다시 늘어나면서 항공업종 주가가 조정받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19 재확산 우려에 따른 주가 조정은 그동안 기업가치(밸류에이션) 부담으로 항공주 투자를 미뤄왔던 투자자에게 기회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증권가에서는 백신 보급률 상승과 함께 내년 상반기부터 국제선 운항이 재개될 것으로 보고 있다. 결국 시점의 문제일뿐 회복의 방향성은 분명하기 때문에 항공주 비중을 확대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전거래일 3만300원에 마감됐다. 올초 코로나19 사태로 2만7000원대였던 주가는 백신접종으로 해외여행 재개 기대감이 컸던 지난 6월 3만4000원대까지 올랐다. 하지만 증시 반등장에서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제주항공, 진에어, 에어부산 주가도 6월 고점 대비 각각 19.1%, 18.1%, 5.0%, 하락했다.

항공주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가장 크게 타격을 입은 섹터다. 올해 들어 백신 보급이 본격화되면서 반등을 시도하고 있었지만, 소비 증가로 빠른 회복을 보인 다른 섹터 대비 그 회복은 느린 편이다.

우리나라보다 백신 접종률이 앞서 있는 미국도 주가 흐름이 비슷하다. 미국의 경우 수요를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미 줄여놓은 기재를 급히 늘릴 수 없고 인력 수급난도 가세한 영향이다. 델타 변이 바이러스 확산 우려까지 겹쳤다.

23일(현지시간) 유나이티드항공과 델타항공의 주가는 47.53달러, 40.41달러로 6월 초 대비 각각 20.3%, 15.3% 하락했다. 같은 기간 미국의 대표 저비용항공사(LCC)인 사우스웨스트항공 주가는 17.4% 떨어졌다.

실제 여객수요 회복은 일반 레저수요가 이끌고 있고 상용수요의 회복속도는 상대적으로 느린 편이다. 때문에 국내에서도 대형항공사의 경우 상용수요의 더딘 회복 때문에 회복이 LCC 대비 느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국내에서도 국내선 수요가 2019년 이상으로 올라왔지만 국적사들에게 국내선 실적기여는 미약하다. 국내선에 기재투입이 몰리면서 공급과잉 상황에 놓여있어 결국 국제선 회복을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다.

이한준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백신 보급률 상승과 함께 2022년 상반기부터 국제선 운항이 재개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에서는 글로벌 여객수요가 2023년이면 2019년의 105% 수준까지 회복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재확산과 돌파감염에 대한 불안감은 여행수요를 위축시킬 것으로 예상했다. 전파력이 강한 델타형 변이 바이러스는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큰 여파를 미치고 있다는 점은 우려되는 부분이다. 다만 내년까지 백신접종 일정에 문제가 생기지 않는 이상 항공여객 시황에 더 실망할 이유는 없으며 공급 구조조정에 따른 중장기 수혜 역시 그대로 유효하다고 내다보고 있다.

업계에서는 종목 내 추천주로 진에어와 대한항공을 제시했다. 미국의 선례도 있지만 여객 회복에 대한 수혜는 LCC 주가에 더 강한 모멘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LCC들 대부분 취약한 자본력 때문에 회복되는 수요를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지만 에어부산과 에어서울 통합으로 유일하게 기재가 크게 증가하는 진에어에게 유리한 상황이다.

대한항공은 연내 아시아나항공 인수 후 보다 명확한 밸류에이션이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단기 글로벌 여객수요 회복 모멘텀이 동사 주가에 분명히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나 화물운임의 조정 시기를 염두에 둔 트레이딩 전략이 필요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진에어는 LCC 중 유동성에 가장 여유가 있고 자본확충 여력과 명분 모두 상대적으로 많다"며 "대한항공은 단기적으로 오히려 화물 반사이익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hacha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