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7월21일(18:04)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단독] BBB급 회사채 시장 주춤, 두산인프라코어 회사채 미매각
두산인프라코어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미매각이 발생했다. 최근 공모주 하이일드 펀드의 수요 덕분에 두산인프라코어 회사채와 같은 BBB급 채권의 인기가 높았으나 전날 AJ네트웍스에 이어 연달아 투자수요 확보에 차질을 빚었다.

2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이날 두산인프라코어가 3년 만기 무보증 선순위 회사채 800억원 발행을 위해 실시한 수요예측(사전청약)에서 투자자들의 주문이 670억원에 그쳤다. 수요예측 마감시간 이후 추가 청약이 이뤄진 덕분에 회사채 발행에는 지장이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최대 1500억원까지 발행물량 증액을 희망했으나 어렵게 됐다.

두산인프라코어 회사채 미매각이 이례적인 것으로 평가된다. 신용등급은 BBB등급이지만 오는 9월 현대중공업그룹에 완전 인수돼 편입될 예정이고, 최근 실적도 상승해 A급으로 등급이 상향될 가능성이 점쳐졌기 때문이다. 연 2.5%~3.5%(절대금리)를 희망금리로 제시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회사채 발행을 앞두고 신한금융투자, KB증권,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키움증권, DB금융투자, 산업은행 등 일곱 개 증권사를 발행주관사로 선정하며 공을 들였으나 시장의 반응은 좋지 않았다.

최근 몇 달 사이 BBB급 하이일드 회사채 발행이 급증하면서 하이일드펀드의 투자여력이 고갈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달만 해도 한진, JTBC, 에코프로비엠 등 다수의 신용등급 BBB급 기업들이 회사채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했다. 게다가 기업들이 상반기에 역대 최대인 110조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하면서 보험사와 연기금을 비롯해 증권사 리테일 창구 등 주요 투자기관들의 추가 투자 여력이 줄어들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물량이 많은 3년 만기물 회사채의 경우 특히 투자하는 데 소극적이다.

두산인프라코어가 올해 네 번째 공모 회사채 발행에 나선 점도 고려해야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올해 2월(1500억원)과 3월(1760억원), 5월(600억원)에 각각 공모채를 발행했다. 2월과 4월에는 사모채도 각각 200억원씩 총 400억원어치 발행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