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페이 주식 상장이 9월 이후로 연기된다. 금융감독원이 카카오페이에 증권신고서를 정정하라고 요구한 데 따른 것이다.

20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카카오페이는 다음달로 예정됐던 기업공개(IPO) 시점을 9월이나 그 이후로 미루기로 했다. 카카오페이는 조만간 기관투자가와 일반투자자를 상대로 한 청약일정을 재조정한 뒤 수정한 상장계획을 담은 증권신고서를 금감원에 제출할 계획이다. 이 회사는 오는 29~30일 기관 대상 수요예측을 하고, 다음달 4~5일 일반청약을 받아 9일에 상장을 마무리할 예정이었다.

카카오페이의 상장 일정이 한 달 이상 연기된 것은 금감원이 카카오페이가 제출한 증권신고서에 대해 “주요 내용 기재가 불충분하다”고 수정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시장에선 금감원이 카카오페이의 주식 공모가격이 높다고 보고 증권신고서 수정을 요구했다고 해석하고 있다.

금감원의 요구에 따라 카카오페이는 증권신고서를 다시 작성해야 한다. 미국의 증시 상장 규정에 따르면 상장 예정사는 투자자들이 기업의 최근 실적을 보고 투자 판단을 할 수 있도록 재무제표를 작성한 시점부터 135일 안에 상장을 마무리해야 한다. ‘135일 룰’로 불리는 이 절차를 한국 등에서도 따르고 있다. 상장 과정에서 미국 등 해외 기관의 투자를 받으려는 카카오페이 입장에선 이 규정을 지킬 수밖에 없다. 새 증권신고서의 효력은 제출한 날부터 15영업일이 지난 뒤 발생한다. 카카오페이가 작성한 1분기 재무제표로 상장할 수 있는 유효시한을 넘기는 게 불가피하다.

카카오페이의 증시 입성 시기가 미뤄지면서 공모가격이 내려갈지에 대한 시장의 관심도 커졌다. SD바이오센서와 크래프톤 등 최근 금감원의 정정 요구를 받은 기업들은 공모 희망가격을 낮췄다. 카카오페이가 제시한 공모 희망가격 범위는 6만3000~9만6000원이었다. 이를 기준으로 한 공모금액은 1조710억~1조6320억원, 예상 시가총액은 8조2131억~12조5132억원이다. 카카오페이는 공모가격 조정은 아직 결정하지 않은 상태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