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주가가 사상 최고가를 기록하면서 투자자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지금이 ‘고점’이 아닐까 하는 생각 때문이다. 이런 우려 속에서도 월스트리트 애널리스트들은 잇따라 애플 목표 주가를 상향 조정하고 있다. 애플 시가총액이 3조달러를 넘어설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애플은 지난 14일 149.15달러로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이후 숨고르기에 들어갔으나 낙폭은 크지 않았다. 서학개미들은 차익 실현에 나섰다. 이달 들어서만 2억9096만달러어치의 애플 주식을 매도했다. 이달 서학개미 매도 종목 2위다. 1위는 테슬라였다.

월스트리트에서는 애플 목표 주가를 잇따라 상향 조정하고 있다. 아직 하반기 출시될 아이폰13에 대한 기대감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애플이 아이폰13 초기 생산량을 작년보다 약 20% 늘린 9000만 대로 잡고 공급 업체에 부품 생산을 요청했다고 최근 보도했다.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간은 최근 애플의 목표주가를 170달러에서 175달러로 2.9% 상향 조정했다. 지난 6일 목표주가를 165달러에서 170달러로 상향한 데 이어 8거래일 만에 재상향한 것이다. 새믹 채터지 JP모간 애널리스트는 “아이폰 판매량에 대한 기대뿐만 아니라 코로나19 기간 언택트 혜택을 본 PC 브랜드인 맥(MAC) 컴퓨터 판매량이 여전히 강하다”며 “올해 애플 주가는 20% 상승 여력이 남아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기관투자가들이 뽑은 테크 분야 애널리스트 1위 캐시 휴버티 모건스탠리 애널리스트도 최근 애플 목표주가를 162달러에서 166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그는 고객들에게 보낸 노트에서 “현재의 주가 상승세는 하반기 아이폰 판매량 전망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애플은 아이폰 판매량이 늘어나면 각종 서비스 수익도 동시에 늘어난다.

‘애플 전문가’로 꼽히는 진 먼스터 루프벤처스 공동창업자는 “애플이 지난 1분기 역대급 분기 실적을 낸 가운데, 앞으로도 실적이 더 좋아질 일만 남아 있다”며 “5G(5세대 이동통신), AR(증강현실), 헬스케어, 모빌리티 등 기기뿐만 아니라 서비스 측면에서도 성장 가능성이 남아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