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7월 13일 오후 6시29분

국내 가구·인테리어 1위 업체인 한샘이 매물로 나왔다. 매각이 성사되면 한샘은 창사 50여 년 만에 새 주인이 들어선다.

13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한샘은 창업자이자 최대주주인 조창걸 명예회장과 특수관계인 등이 보유한 최대주주 지분 약 30%를 매각하기로 하고 인수 후보군들과 논의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현재 사모펀드(PEF)인 IMM프라이빗에쿼티(PE)가 인수하는 방안이 가장 유력하다. 이르면 이번 주말 약 1조3000억원 안팎에 양해각서(MOU)를 맺을 것으로 알려졌다.

한샘은 서울대 건축학과 출신인 조 명예회장이 1970년에 설립한 국내 1세대 가구 업체다. 부엌가구 전문 업체에서 출발해 인테리어, 리모델링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며 국내 대표 인테리어 가구 업체로 성장했다.

조 명예회장이 경영권 매각에 나선 이유는 후계 문제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1939년생으로 고령인 조 명예회장은 슬하에 1남3녀를 뒀지만 모두 회사 경영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 장남 조원찬 씨가 2012년 사망하면서 세 자매만 남았다. 세 자매는 지난해 말 기준 각각 한샘 지분 1.32%, 0.88%, 0.72%를 보유하고 있다.

경영 환경이 급변한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가구업계 경쟁 구도는 한층 더 치열해지고 있다. 2014년 한국에 진출한 세계적인 ‘가구공룡’ 이케아는 성공적으로 안착한 뒤 매장을 늘리고 있고, 그룹 차원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고 있는 현대리바트는 한샘을 바짝 추격해오고 있다.

오늘의집 등 온라인을 기반으로 하는 인테리어 플랫폼이 무섭게 성장하고 있는 점도 위기 요인이다. 실제 한샘은 연결기준 2017년 업계 최초로 2조원을 넘겼지만 이후 계속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2017년 매출 2조60억원, 영업이익 1405억원을 기록했으나 이듬해인 2018년엔 매출 1조9300억원을 올렸고 영업이익은 560억원으로 반토막 났다.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