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국이 희토류 확보 경쟁에 나서면서 희토류 상장지수펀드(ETF) 수익률이 고공행진하고 있다.

12일 글로벌 ETF 정보 제공 서비스 ‘ETFDB닷컴’에 따르면 지난주(7월 6~9일, 5일은 독립기념일 휴장) 미국 뉴욕증시에서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ETF는 ‘반에크 벡터스 희토류 ETF(티커명 REMX)’였다. 지난 9일 6.64% 오른 95.74달러에 거래를 마쳐 주간 수익률은 12.7%를 기록했다. 연초 대비 수익률은 45.5%에 달한다.

이 ETF는 중국, 호주 등 희토류 및 전략 금속 부문 기업을 담고 있다.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중국 저장화유코발트의 경우 9일 하루에만 10% 올랐다.

희토류 ETF가 주목받는 건 가뜩이나 귀한 희토류의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어날 전망이기 때문이다. 희토류는 원자 번호 57에서 71까지 15개 원소에 스칸듐과 이트륨을 더한 17개 원소를 통틀어 이르는 말이다. 워낙 희소하다보니 ‘숨어 있다(란타넘)’ ‘얻기 어렵다(디스프로슘)’ 등 이름 자체가 귀하다는 뜻을 담고 있다. 구하긴 어렵고 쓸 데는 많다. 전기차, 배터리, 풍력발전 터빈, 태양 전지판 등에 모두 희토류가 쓰인다. 각국 정부가 탄소 저감 정책을 확대하고 있어 희토류 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미·중 갈등도 희토류 ETF에는 호재다. 미·중 갈등으로 희토류 공급에 차질을 빚으면 희토류값은 더 비싸질 가능성이 높다. 중국은 전 세계 희토류의 약 70%를 공급하고 있다. 중국의 ‘희토류 무기화’에 대항하기 위해 미국, 유럽, 일본 등 선진국은 역내 공급망 구축에 주력하고 있다. 최근 미국, 호주, 캐나다는 공동으로 희토류 광산 데이터베이스를 마련하기도 했다. 김종현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중국 정부가 사이버 안보를 이유로 미국 증시에 상장한 디디추싱을 규제하자 미·중 갈등 우려가 제기됐다”며 “희토류 테마 ETF가 강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다만 희토류 관련 투자는 통상 이슈에 따라 변동성이 심하다는 점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 REMX는 중국이 희토류 수출을 제한한 2011년에는 300달러를 넘겼지만 통상 이슈가 없을 때는 30달러 안팎에서 거래됐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