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기업들의 시가총액 순위도 요동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바꾼 증시에선 장치산업 대표주자인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기업 ‘석유공룡’ 아람코를 밀어내고 ‘물류공룡’ 아마존이 시총 3위로 올라서는 모습도 연출됐다.

'석유공룡' 아람코 밀어낸 아마존, 시총 3위로
세계 시총 1위는 애플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올 들어 시총이 9.36% 증가하면서 지난 9일 종가 기준 2조4215억달러까지 불었다. 원화로는 2792조5777억원으로 삼성전자의 네 배를 훨씬 넘는다. 애플은 6월 이후 주가가 15% 넘게 오르며 상승세를 탔다. 글로벌 증시의 대장주답게 상반기 부진을 딛고 사상 최고가 기록을 갈아치웠다. 코로나19 델타 변이 바이러스 확산에도 오는 9월로 예상되는 아이폰13 신제품 출시 효과와 함께 조만간 발표를 앞둔 2분기 실적 기대가 더해진 결과다.

올해 주가가 25%가량 급등한 마이크로소프트는 아람코를 제치고 글로벌 시총 2위(2조933억원)에 올라섰다. 지난 1분기 말까지만 해도 아람코가 아슬아슬한 2위 자리를 지켜오고 있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5년 만에 새로운 운영체제 ‘윈도11’을 공개한 뒤 주가가 상승세를 탔다. 미 CNBC 등 외신들은 2014년 취임한 사티아 나델라 최고경영자(CEO)의 젊은 리더십이 회사 가치를 끌어올리는 데 한몫했다는 분석도 내놨다.

최근 주가가 급등한 물류공룡 아마존도 석유공룡 아람코를 넘어 글로벌 시총 3위에 이름을 올렸다. 미국 국방부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시절 마이크로소프트가 따낸 100억달러(약 11조3500억원) 규모의 클라우드 사업을 취소한 게 호재가 됐다. 아마존은 마이크로소프트의 입찰 경쟁자였다. 9일 주가가 소폭(0.32%) 하락했지만 전날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며 고공행진을 펼치고 있다는 평가다. 아마존 시총은 올 들어 14.20% 늘었다.

성장주 대표주자인 테슬라는 올해 시총이 7%가량 줄었다. 최대 시장인 중국의 규제 강화 움직임, 고평가 논란 등이 겹친 영향이다. 그 결과 워런 버핏이 이끄는 벅셔해서웨이에 시총 8위 자리를 내줬다. 10위권 밖에 있던 대만 반도체기업 TSMC는 알리바바를 제치고 10위로 올라섰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