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주가가 기술적으로 데드크로스(dead cross)를 앞두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주가의 단기이동평균선이 중장기이동평균선을 아래로 뚫는 현상이다. 데드크로스는 통상 주가가 추세적인 약세로 전환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미국의 주식정보 사이트 모틀리풀의 주식평론가 댄 카플링어는 8일(현지시간) 모틀리풀에 올린 글에서 테슬라 주가가 조만간 100달러 이상 치솟지 않으면 기술적으로 곧 데드크로스를 겪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50일 이동평균선이 200일 이동평균선을 하향 돌파한다는 뜻이다. 테슬라는 이날 652.81달러로 마감됐다.

카플링어는 “기업 펀더멘털에만 집중하는 투자자에게는 차트 분석이 거의 영향을 주지 않겠지만, 일부 기술적 분석가는 테슬라의 주가 전망에 대해 긴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투자자가 기술적 분석을 믿지 않더라도 그런 일이 발생한다는 걸 알아두는 게 유용하다. 많은 투자자가 기술적 분석을 따르기 때문에 어떤 경우엔 단기적으로 실현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테슬라는 지난 2분기 세계 시장에 20만1250대의 차량을 인도했다. 전년 동기 대비 121.4% 증가한 신기록이다.

미국을 제치고 최대 시장으로 떠오른 중국에서도 지난달 2만8138대를 판매해 5월 2만1936대보다 크게 증가했다. 중국 내 소비자 반감이 커지고, 잇따라 리콜에 나서는 상황에서도 판매가 늘어난 것이다.

하지만 최근 중국 당국이 디디추싱을 상대로 강력한 규제에 나서면서 테슬라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지난 2일 중국 사이버 감독기관인 국가인터넷정보사무실은 미국 뉴욕증시에 상장한 지 이틀 된 디디추싱에 대해 데이터 안보 위험을 이유로 조사에 들어갔고, 개인정보 관리에 소홀했다며 앱스토어 삭제 명령을 내렸다.

애덤 조나스 모건스탠리 애널리스트는 중국이 데이터 보호에 관한 규제를 강화하고 있는데 이는 테슬라에 큰 도전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테슬라가 자율주행차를 판매하면서 위치 정보, 고객 정보 등과 같은 다양한 데이터를 수집하는 것이 디디추싱과 비슷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조나스 애널리스트는 “테슬라 주식을 사는 첫 번째 이유가 중국 시장이어서는 안 된다”면서도 “테슬라는 차량 라인업을 현재 4개에서 향후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밴 등 24개로 늘리면서 계속 성장할 것이고 소프트웨어 기반 매출도 증가할 것”이라며 목표주가 900달러를 유지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