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이후 37%↑…20만원 탈환
시총 14조로 포스코케미칼 제쳐

분리막 시장 탄탄한 성장세
공격적 증설 투자로 매력 더해
"길게 보면 시총 30조도 가능"
2차전지 4대 핵심 소재인 분리막을 생산하는 SK아이이테크놀로지(208,500 -3.92%) 주가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분리막 시장의 구조적 성장세에 더해 공격적인 증설 투자가 투자 매력을 높이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분리막 시장의 점유율과 수익성을 고려할 때 중·장기적으로 시가총액이 30조원에 가까워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거침없는 SKIET…'배터리소재 대장株' 등극

소재 대장주 된 SKIET
SK아이이테크놀로지는 8일 3.02% 오른 20만5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6월 이후 주가는 37.58% 올랐다. 5월 11일 상장일 시초가인 21만원에 가까워졌다. 이날 SK아이이테크놀로지의 시가총액은 14조6160억원을 기록했다. 포스코케미칼(171,000 +5.56%)(12조3167억원)보다 많아 2차전지 소재 대장주로 자리매김했다.

6월 이후 주가를 끌어올린 건 기관과 외국인이다. 기관은 3341억원, 외국인은 1694억원을 순매수했다. 기관 중에서는 자산운용사와 연기금의 순매수액이 각각 1630억원, 1825억원으로 많았다. 개인은 이 기간 4954억원을 팔며 차익 실현에 집중했다.

SK아이이테크놀로지가 최근 2차전지 소재주 가운데서도 가장 높은 주가 상승률을 보인 건 분리막 사업가치가 재평가되고 있기 때문이다. 상장 당시에는 기업가치가 고평가된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았다. 하지만 상장 이후 글로벌 자동차회사들이 전기차 관련 투자를 늘리고 분리막 소재의 중요성이 부각되기 시작하면서 시각이 달라졌다. 중국 분리막업체인 은첩고분(창신신소재)이 급등한 영향도 있었다. 뚜렷한 성장성이 상장 후 수급 불안을 해소했다는 얘기다.

여기에 지난 1일 김준 SK이노베이션(251,500 +1.00%) 총괄사장이 그린에너지&소재로의 사업구조 변신을 선언하면서 주가가 한 차례 더 뛰어올랐다. 김 사장은 “자회사인 SK아이이테크놀로지는 올 연말 기준 13억6000만㎡인 분리막 생산 규모를 2025년에 40억㎡까지 확대할 것”이라며 “올해 기준 3000억원 수준인 분리막사업의 세전영업이익(EBITDA)이 2025년에는 1조4000억원까지 늘어날 것”이라고 발표했다.

통상 2차전지 소재주의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은 2년 정도를 내다보고 결정된다. SK아이이테크놀로지가 제시한 2023년 EBITDA는 7000억원이다. 세후 영업이익을 5000억원가량으로 추정하고 소재주의 주가수익비율(PER) 최하단인 30배를 적용하더라도 적정 시가총액은 15조원이 나온다. 2025년 예상 EBITDA인 1조4000억원을 적용, 영업이익이 1조원이라고 가정하면 적정 시가총액은 30조원이다. 상승 여력이 남았다는 전망이 나오는 근거다.
밸류에이션 부담은
전문가들은 분리막업체가 다른 2차전지 소재주보다 높은 밸류에이션을 받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30배도 적다는 지적이다. 수익성이 좋기 때문이다. 소재사업의 매출총이익률을 비교해보면 양극재는 5~20%, 음극재와 전해질은 20~30%에 그치지만 분리막은 40% 이상이다.

경쟁 구도도 다르다. 양극재는 국내에서만 상장사 네 곳이 경쟁 중이다. 글로벌 경쟁은 더 거세다. SK아이이테크놀로지는 상장사 중 유일한 분리막업체다. 분리막은 후발주자가 쉽게 따라 오기 어려운 기술 구조를 갖추고 있는 까닭이다. 세계 생산업체도 상위 4개사로 압축돼 있다. SK아이이테크놀로지는 지난해 기준 26.5%의 시장점유율로 1위다.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경쟁사가 적고 후발주자가 따라 오기 어려워 분리막은 2차전지 소재주의 수익성 악화 우려에서 가장 자유로운 상황”이라며 “다른 소재주 대비 높은 밸류에이션을 정당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경쟁사와 시가총액 차이도 난다. 시장점유율 15%를 차지하는 중국 은첩고분은 2분기부터 115% 넘게 오르며 시가총액이 38조원까지 늘어났다. 중국 내수 시장을 고려한 할인율(통상 20~30%)을 SK아이이테크놀로지에 적용하더라도 여전히 저평가 상태라는 분석이 많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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