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단위 대어급 기업 릴레이 상장 나서

6개 기업 총 10조 공모
카뱅과 HK이노엔 이어
크래프톤과 카카오페이
같은 주에 일반청약

코스피 충격 올까
SKIET 공모 당시
2분기 코스피 최대 낙폭
올여름 초대형 기업공개(IPO)가 한꺼번에 몰리면서 증시에 충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다음달까지 상장 예정인 기업들의 시가총액은 약 70조원, 이들이 조달하는 공모자금은 약 10조원에 달한다. 시중의 유동자금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일 것이란 전망이다. 금융당국이 이례적으로 공모가 압박에 나서고 있어 역설적으로 공모주 투자 매력이 다시 높아질 수 있다. 역대급 유동성이 공모시장으로 몰려드는 과정에서 자칫 주식시장이 출렁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슈퍼 IPO 위크의 역설…'역대급 머니무브' 후폭풍 우려

단군 이래 최대 IPO 시장 개막
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7월 마지막 주 카카오뱅크(26~27일)를 시작으로 HK이노엔(29~30일)에 이어 8월 크래프톤(2~3일), 카카오페이(4~5일), 한컴라이프케어(5~6일)의 일반청약이 줄줄이 예정돼 있다. 기업가치가 수십조원에 달하는 대어들인 데다 주식시장에서 떠오르는 BBIG(배터리, 바이오, 인터넷, 게임), 테크핀 관련 업종이어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뜨겁다. 자본시장 역사상 최대 IPO 시장이 열리는 만큼 공모주 투자 열풍이 최고조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기업들이 공모가를 낮추면서 흥행 열기를 더할 것으로 보고 있다. 게임 ‘배틀그라운드’ 개발사인 크래프톤은 당초 공모가를 45만8000~55만7000원으로 제시했다가 40만~49만8000원으로 10%가량 내렸다. 카카오페이는 7만3700~9만6300원에서 6만3000~9만6000원으로 희망 가격 범위를 1만원가량 하향 조정했다. 금융감독원이 공모가를 지나치게 높게 책정했다고 판단, 증권신고서 정정을 요구하면서다. 코로나19 진단키트 개발사 SD바이오센서도 금감원의 정정 요구를 받고 공모가를 40%가량 파격적으로 낮췄다.

카카오페이는 흥행몰이를 위해 국내 최초로 일반청약 물량 전체를 균등 배정하기로 했다. 증거금 96만원으로 최소 청약 수량인 20주만 청약하면 최소 1주 이상 주식을 나눠준다. 2030 투자자가 대거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IPO 업계 관계자는 “일부 기업이 공모가를 낮춰도 작년과 달리 ‘따상’을 기대하긴 어려워 보이지만 성장성이 높은 기업들이기 때문에 공모주 청약 대란이 벌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SKIET 사태 되풀이되나
전문가들은 이달 말 ‘슈퍼 IPO위크’가 시작되면 증시 조정기가 올 수 있다고 말한다. 공모주 청약을 위해 기존 주식을 팔아 증거금을 마련하는 투자자가 많아질 수 있어서다. 실제로 올 상반기 IPO 최대어였던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 청약을 앞둔 4월 21일 코스피지수는 하루 49.04포인트 떨어지면서 2분기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주식 매도 대금은 영업일 3일 뒤에야 환불되기 때문에 한 주 전부터 매도 물량이 급증했다는 분석이다. SKIET 청약 첫째날이었던 4월 28일에도 코스피지수는 33.05포인트 하락했다. 이틀 동안 SKIET 청약 증거금은 역대 최대인 약 81조원이 몰렸다. 이번에도 7월 셋째주부터 공모주 투자를 위한 자금 이동이 이뤄지면서 증시가 출렁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국내 주식시장 수급의 최대 위협 요인은 대규모 IPO 물량”이라며 “역사적으로 봤을 때 대규모 IPO는 주식시장의 과열 가능성을 시사하고, 시장 규모의 2~3% 이상 주식 공급이 늘어나면 후유증도 컸다”고 설명했다.

크래프톤, 카카오뱅크 등에 이어 초대형 규모인 LG에너지솔루션 IPO도 예정돼 있다. 전문가들은 이들 기업이 시가총액 상위주로 올라선 뒤에도 시장 변동성은 더 커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정명지 삼성증권 투자정보팀장은 “시총 수십조원에 달하는 신규 상장기업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면 다른 주식을 팔아 해당 주식을 사려는 기관투자가의 교체 매매가 빈번해질 것”이라고 했다.

자칫 대어급 IPO 기업 주가가 상장 후 급락하면 관련 섹터 투자 심리가 전반적으로 위축될 수 있다. 박승영 한화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초대형 성장 기업들의 IPO는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으로 촉발된 유동성 장세의 끝을 앞당기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전예진/고재연 기자 ac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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