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미국 주택가격이 치솟고, 소비가 달아오른 이유

29일(현지시간) 뉴욕 증시는 차분했습니다. 하루 종일 보합권에서 움직였습니다. 거래량도 많지 않았습니다. S&P 500 지수를 추종하는 대표적인 상장지수펀드(ETF)인 SPDR S&P 500 Trust ETF의 거래량은 3590만 주로 올해 들어 가장 적었습니다.

오는 2일 중요한 6월 고용보고서 발표를 앞두었기 때문일 겁니다. 델타 변이 바이러스 확산에 따른 우려도 일부 영향을 줬을 겁니다.

어쨌든 다우와 S&P 500지수는 각각 0.03% 상승했고 나스닥지수는 0.19% 상승했습니다. S&P 500지수와 나스닥 지수는 또 사상 최고치로 마감했습니다, 특히 S&P 500은 나흘 연속 사상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습니다.

전날과 달리 개별주식 뉴스가 많지 않았습니다. 장 초반 경제지표들이 좋게 나오면서 경기민감주들이 시장을 이끌어 가는 듯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자 기술주가 오히려 앞서나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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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주택가격지수는 연율로 14.6% 올라 지수가 집계되기 시작한 1987년 이후 가장 높게 올랐습니다. 전월에 13.3% 올라 15년 만에 최대 폭을 기록했는데 한 달 만에 상승폭을 키웠습니다. 특히 피닉스(22.3%), 샌디에고(21.6%), 시애틀(20.2%)은 20%가 넘는 엄청난 상승률을 기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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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건스탠리는 이에 대해 △인구학적으로 밀레니얼들이 주택을 구매할 시기에 접어들었고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주택 공급이 추세적으로 감소해 주택이 모자란 데다 △모기지 금리가 연 3% 수준에 머물고 있으므로 향후 몇 년간 주택 시장의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콘퍼런스보드가 집계하는 6월 소비자신뢰지수도 127.3으로 집계돼 2020년 3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습니다. 팬데믹 이전으로 돌아간 것입니다. 5월 수치도 117.2에서 120.0으로 상향 조정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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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들의 현재 사업 및 고용 등에 대한 평가를 나타내는 현재 여건 지수는 전월의 148.7에서 157.7로 올랐으며, 단기 전망을 보여주는 기대 지수는 전월 100.9에서 107.0으로 상승했습니다.

콘퍼런스보드는 "단기 인플레이션 기대도 높아졌지만, 이는 소비자 심리나 구매 의향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주택, 자동차, 주요 가전에 대한 구매를 계획한 비율이 모두 상승해 소비지출이 단기 성장을 지원할 것을 보여줬다"라고 밝혔습니다.

이 모든 게 미 중앙은행(Fed)과 정부가 풀어놓은 엄청난 규모의 돈 덕분입니다. 월가 관계자는 "주택 시장은 낮은 모기지 금리를 배경으로 급등하고 있다. 소비자는 실업급여 등 재정 정책으로 나눠준 돈 등을 바탕으로 투자하고 소비하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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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d는 현재 2조3400억 달러 규모의 모기지 채권(MBS)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미국 전체 모기지 시장의 3분의 1 규모에 달합니다. 그런데도 양적완화를 통해 매달 400억 달러 규모의 모기지 증권을 추가 매입하고 있습니다. Fed 내부에서도 MBS 매입 규모를 빨리 축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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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그런 돈의 힘이 곳곳에 작용하면서 뉴욕 증권시장은 어쨌든 계속 오르고 있습니다. 채권 시장도 마찬가지입니다. Fed가 올해 미국의 경제성장률을 7%, 물가상승률은 3.4%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는 상황인데도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연 1.5%대에 머물고 있습니다. 채권 가격이 엄청나게 비싼 셈입니다.

금리가 낮게 유지되고 있는 데 대해 월가 관계자는 "여러 이유가 있지만 딱 하나만 말하라면 너무 많은 돈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즉 경제 논리보다는 수급 논리의 영향이 더 크다는 말입니다. 그는 "특히 2분기 들어 재무부는 채권 신규 발행을 줄이고, Fed는 계속해서 막대한 채권을 매입하면서 시장에 돈이 넘친다"라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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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무부는 올해 들어 국채 발행을 크게 줄였습니다. 2분기에 4630억 달러 규모를 발행했습니다. 이는 작년에 비하면 60~70% 규모입니다. Fed가 매달 800억 달러씩 국채를 매입하는 걸 고려하면 그것보다 약간 많은 양을 발행한 것입니다. 여기에 외국인 투자자들까지 몰리다 보니 금리가 낮아진 것이란 얘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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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무부는 국채 발행 대신 필요한 돈을 Fed에 맡겨놓은 일반회계 통장(TGA)에서 꺼내쓰고 있습니다. 작년에 대대적인 채권 발행을 통해 미리 쌓아뒀던 돈입니다. 작년 7월 한때 1조8000억 달러에 달했던 이 통장 잔고는 6월 말 현재 7340억 달러로 줄었습니다. 그리고 재무부는 오는 7월31일까지 이 돈을 4500억 달러로 줄이겠다고 밝힌 상태입니다. 2019년 연방정부의 부채한도를 2년간 유예키로 한 법에 따라 그때까지 통장 보유 현금을 낮춰야 하기 때문입니다. 많은 현금을 보유하거나 늘리는 것은 의회가 정한 부채한도를 회피하는 것으로 인식될 수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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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에는 이런 상황에 커다란 변화가 생겨날 수 있습니다. 우선 7월 말 미국 연방정부의 부채한도 유예 기간이 만료됩니다. 원래 2조2000억 달러 규모였던 부채한도는 트럼프 행정부 때 2년간 유예하기로 양당이 합의했었죠.

현재 미국의 연방 부채는 28조5000억 달러로 급격히 불어난 상태입니다. 22조 달러로는 도저히 돌아갈 수 없습니다. 양당이 합의하지 못하면 재무부는 새로운 국채를 발행할 수 없습니다. 세수로만 국가를 운영하거나 혹은 다른 연방 예산을 끌어오는 등 이른바 '특별 조치'를 통해 임시로 정부를 운영할 수밖에 없습니다. 지금의 예산 지출 속도라면 재무부 TGA 계좌의 4500억 달러 잔고도 두 달이면 바닥이 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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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무부는 현재 오는 3분기에는 8210억 달러 규모의 채권을 발행하겠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그렇게 발행하려면 부채한도가 충분히 높아져야 합니다. 과연 의회가 부채한도를 높여줄까요? 그게 3분기 국채 금리를 좌우하는 중요한 수급 요인이 될 겁니다.

월가 관계자는 "민주당 내 중도파들도 부채한도를 너무 높이는 것을 반대하고 있으므로 양당이 초당적으로 합의하지 않으면 예산조정권을 발동한다 해도 부채한도 상향 통과가 난항을 겪을 수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대표적인 중도파인 조 맨친 민주당 상원의원은 지난 2019년 부채한도를 유예하는 법안에도 반대표를 던졌었습니다.

이 관계자는 "부채한도는 결국 내년 예산안과 함께 묶여있다"라며 "최근 조 바이든 대통령이 초당파 의원들과 인프라 협상에 합의한 것은 그나마 부채한도 증액에 긍정적"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김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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