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루미늄은 비행기부터 노트북에 이르기까지 각종 제품에 사용되는 금속이다. 문제는 탄소다. 알루미늄 생산은 매년 세계 탄소 배출량의 약 3%를 차지한다. 각국 정부가 탄소 규제를 강화하면서 알루미늄 업계가 탄소 배출 저감 경쟁에 뛰어든 까닭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녹색’ 알루미늄 프리미엄을 누릴 수 있는 종목에 주목하고 있다.

28일(현지시간) 미국 경제뉴스 CNBC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는 최근 ‘녹색 알루미늄을 위한 경쟁’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알루미늄은 투자자들이 주목해야 할 강세 시장(bull market)의 초기 단계”라며 “수요 증가와 공급 부족이 겹쳤다”고 진단했다.

알루미늄 가격은 런던상품거래소 기준으로 지난달 7일 t당 2540.48달러로 올해 들어 20% 이상 뛰었다. 이달 25일 기준 2485.85달러로 지난달 7일보다 소폭 내렸지만 중국이 탄소 고배출 산업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있는 추세라 공급 우려는 여전하다. 시장에서는 다음달 1일 공산당 창당 100주년 행사에서 중국 당국이 ‘탄소 저감 정책’을 내놓을 것으로 전망한다.

골드만삭스가 주목할 알루미늄 그룹으로 제일 먼저 지목한 건 미국 알코아다. 알루미늄 가격 상승세로 주당순이익(EPS)이 올해 14%, 2023년에는 30% 증가할 것으로 추산했다. 골드만삭스는 “이 회사의 새로운 녹색 기술은 잠재적으로 수십억달러의 가치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알코아는 알루미늄 제련 과정에서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는 특허 기술 상용화를 위해 경쟁사인 리오틴토알루미늄과 손을 잡았다. 엘리시스라는 합작회사도 세웠다.

노르웨이 기업인 하이드로는 재활용 및 배터리 기술에 대한 친환경 투자로 긍정적 평가를 받았다. 골드만삭스는 EPS 추정치를 자세히 설명하지는 않았지만 올해 세전·이자지급전이익(EBITDA) 기대치를 22% 올렸다. 또 러시아의 루살은 탄소 고배출 제련소를 별도 회사로 분리할 예정이다. 골드만삭스는 루살의 올해 EPS가 전년 대비 9% 증가하고, 내년 EPS는 올해보다 29%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골드만삭스는 “탄소 배출량을 줄일 수 있는 알루미늄 기업은 주가에서 ‘녹색 프리미엄’을 얻을 수 있다”며 “반대로 탄소 배출량을 줄이지 못하는 기업은 불이익을 받게 될 것”이라고 했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