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먹거리로 떠오른 메타버스산업에 투자하는 펀드가 속속 출시되고 있다. 자산운용업계 3위(운용자산 기준)인 KB자산운용이 지난 14일 국내 첫 메타버스 펀드를 내놓은 데 이어 1위인 삼성자산운용도 28일 메타버스 펀드를 출시했다. 2위인 미래에셋자산운용은 메타버스 상장지수펀드(ETF) 출시를 검토 중이다. 이들 운용사는 “초기 성장기에 진입한 메타버스는 앞으로 20년을 주도할 산업”이라고 강조했다.
펀드·ETF로 불붙은 '메타버스 투자'
로블록스 네이버 등에 투자
삼성자산운용은 이날 ‘삼성 글로벌 메타버스’ 펀드를 출시했다. 메타버스는 가공·추상을 의미하는 ‘메타(meta)’와 현실세계를 뜻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다. 가상세계와 현실이 뒤섞여 시공간의 제약이 사라진 세상을 말한다.

이 펀드는 2개의 집중투자 그룹(클라우드 컴퓨팅, 가상현실)과 6개의 로테이션 그룹 등 총 8개 테마에 투자한다. 집중투자 그룹은 바뀌지 않고 로테이션 그룹은 시장 상황에 따라 바뀐다. 현재 로테이션 그룹에 들어가 있는 산업은 온라인 게임, 온라인 결제, 3차원 디자인 툴, 플랫폼 비즈니스, 모빌리티, 럭셔리 상품 등이다. 삼성자산운용 관계자는 “로테이션에 들어갈 수 있는 9개의 테마가 더 준비돼 있다”고 했다.

앞서 KB자산운용이 출시한 ‘KB 글로벌 메타버스경제’ 펀드도 가상현실을 구현하는 소프트웨어 기업과 관련 기기를 제조하는 하드웨어 기업 등에 투자한다. 출시한 지 2주일 된 28일 기준 49억3000만원이 몰렸다.

두 펀드가 투자하는 기업은 대체로 비슷하다. 미국과 한국의 대표적 메타버스 기업인 로블록스와 네이버가 들어가 있다. 로블록스는 레고 모양의 아바타가 가상세계에서 활동할 수 있게 한 게임 플랫폼이다. 네이버는 증강현실(AR) 아바타 서비스인 제페토를 운영 중이다.

AR 관련 기기를 판매하거나 개발 중인 페이스북, 애플, 마이크로소프트(MS)와 미국의 3차원(3D) 콘텐츠 개발용 소프트웨어 업체인 유니티소프트웨어 등에도 두 펀드 모두 투자하고 있다.

삼성 글로벌 메타버스 펀드는 대형주에 2.8%, 소형주에 1.6%씩 균등 배분해 자산을 구성했다. 이 구성 비율은 펀드를 운용하며 바꿔 나갈 예정이다. KB 글로벌 메타버스경제는 애플, MS, 아마존, 엔비디아 등 대형주에 5.7%씩 투자하고 있다. 이들보다 시가총액이 상대적으로 적은 유니티소프트웨어 등은 2.3%를 들고 있다. 국가별 비중은 두 펀드 모두 미국이 70% 이상으로 가장 크다.
메타버스 ETF도 등장할 듯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앞으로 더 많은 메타버스 관련 펀드가 출시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일반 펀드가 아니라 ETF 상장을 검토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게임산업에 투자하는 ETF가 메타버스 ETF로 분류된다. 메타버스란 이름이 붙진 않았지만 로블록스 등 메타버스 대표 기업에 투자하는 경우가 많아서다. ‘글로벌X 비디오게임 & e스포츠 ETF’(HERO)는 지난 24일 기준으로 로블록스 투자 비중이 7.7%다. ‘반에크 벡터 비디오게이밍 & e스포츠 ETF’(ESPO)도 자산의 4.3%를 로블록스에 투자하고 있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