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눌렸던 주가 본격 '키 맞추기'
네이버, 8% 급등…70兆 육박
카카오, 6.6% 상승…추격 따돌려
SK하이닉스 시총까지 위협

'네이버 vs 카카오' 전망 엇갈려
"카카오, 자회사 상장 등 모멘텀"
"장기적으로 봤을땐 네이버 우위"
국내 인터넷업계를 대표하는 카카오(148,500 +0.68%)네이버(455,500 +0.77%) 간의 시가총액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지난 15일 카카오에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3위 자리를 내준 네이버가 23일 8%대 급등하자 카카오는 6%대 상승으로 응수했다. 외국인과 기관투자가는 네이버를, 개인투자자는 카카오를 순매수했다. 증권가에선 단기적으로 자회사 상장 및 실적 모멘텀이 있는 카카오의 강세를 점치고 있다. 네이버가 다시 시가총액 3위에 복귀할지, 아니면 카카오가 SK하이닉스마저 제치고 2위에 올라설지 귀추가 주목된다.
키 맞추기 나선 네이버…하루 시총 5조↑
시총 5조원 뛴 네이버…카카오는 '넘버2' 넘본다

23일 네이버는 8.31% 오른 42만3500원에 장을 마쳤다. 같은 날 카카오의 상승폭(6.60%)을 크게 웃돌았다. 네이버의 시가총액은 하루 만에 약 5조원 늘어난 69조5655억원을 기록해 최근 시가총액 3위를 빼앗은 카카오(75조2461억원)를 맹추격했다. 간밤 제롬 파월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이 조기 금리 인상에 선을 그으며 나스닥지수가 신고가를 경신하자 성장주인 두 종목이 강세를 보였는데, 네이버의 주가 상승세가 유독 가팔라 눈길을 끌었다.

시장에선 지난해부터 네이버의 주가 상승세가 카카오 대비 더뎠던 만큼 키 맞추기에 나섰다고 보고 있다. 카카오가 지난해 153.75% 오를 때 네이버는 59.40% 상승했고, 카카오가 올 들어(23일 기준) 117.59% 오를 때 네이버는 44.79% 상승하는 데 그쳤다. 작년 카카오의 영업이익이 직전 연도 대비 120.45% 늘어날 동안 네이버의 영업이익은 5.22% 증가하는 데 머물렀기 때문이다. 올해 역시 카카오의 영업이익은 작년 대비 72.56% 증가한 7867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나, 네이버는 같은 기간 10.62% 늘어난 1조3444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카카오가 톡비즈(이모티콘·선물하기 등)를 중심으로 폭풍 성장하고 카카오뱅크 등 자회사가 자리를 잡은 반면 네이버네이버페이·웹툰 등 신사업에 마케팅비를 쏟는 동시에 임직원의 주식보상비용을 늘린 탓이다.
당분간 카카오 강세 전망
네이버가 바짝 따라붙고 있지만 증권가에선 여전히 카카오의 우위를 예상하는 목소리가 많다. 올해도 카카오의 영업이익 증가세가 네이버 대비 가파를 뿐만 아니라 카카오는 하반기 이후 자회사 기업공개(IPO)가 잇따라 예정돼 있어 모멘텀이 끊이지 않기 때문이다. 카카오가 SK하이닉스의 시가총액(90조2723억원)을 앞지르기엔 아직 역부족이나 주가가 지금과 같은 속도로 오른다면 시가총액 2위 자리를 넘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카카오의 시가총액은 연초 이후로만 40조8001억원 늘었다.

한 펀드매니저는 “네이버는 주식보상비용이 커서 이익 성장률을 갉아먹는데 카카오는 매출 증가세가 워낙 빠른 데다 주식보상비용이 네이버보다 적은 편”이라며 “카카오의 자회사 상장도 연이어 대기하고 있어 당분간 네이버 대비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장기적으로 봤을 땐 네이버에도 기회가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카카오의 자회사들이 대거 상장되면 모멘텀이 한 번 가라앉을 뿐 아니라 카카오가 사실상 지주사로 변모하는 것이라 지금보다 할인된 가치에 거래될 것이란 전망이다. 여기에 네이버가 키우고 있는 제페토(메타버스), 클라우드, e커머스 등도 서서히 가치가 올라올 것이란 분석이다.

박지원 교보증권 연구원은 “카카오는 자회사 IPO 모멘텀 등이 상반기 주가 상승을 이끌어왔기에 올해 하반기부터 연이어 있을 자회사 상장 이후 지분 가치가 하락하며 주가가 내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학준 키움증권 연구원 역시 “카카오카카오뱅크 등 자회사의 성장과 IPO 이슈를 주가가 반영하고 있지만, 네이버는 클라우드나 e커머스, 웹툰, 제페토 등의 사업이 이제 막 성장하며 서서히 가치가 반영되고 있는 단계”라며 “e커머스 거래액 확대는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이며 경쟁사 대비 강점인 클라우드 매출도 4분기가 최고 성수기”라고 짚었다.

이슬기 기자 surug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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