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물류센터 대형 화재에도 주가 3% 가까이 오른 이유
쿠팡 주가가 물류센터 화재 소식에도 불구하고 상승세를 기록했다. 해외진출 가시화에 대한 기대감이 호재로 작용하면서 악재를 덮었다는 평가다.

지난 17일(현지시간) 뉴욕거래소에서 쿠팡은 2.74% 오른 39.7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오전 경기도 이천 덕평물류센터에서 발생한 화재는 18일 오후까지도 진화되지 못하고 있다.

덕평물류센터는 인천·대구와 함께 쿠팡의 3대 메가 물류센터다. 이번 화재로 쿠팡은 배송 지연 등을 겪고 있다.

악재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오른 건 같은날 쿠팡이 해외진출에 대한 의지를 피력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쿠팡이 싱가포르를 기반으로 동남아시아 시장 공략에 나선데다가 최근 중국 현지에서 배달플랫폼 쿠팡이츠 인재 모집에 나서는 등 해외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김범석 쿠팡 이사회 의장이 사내이사 자리에서 물러나면서 "글로벌 사업에 집중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애당초 쿠팡이 뉴욕 증시에 상장할 때 높은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수준)을 부여받을 수 있었던 건 쿠팡의 확장가능성 덕분이다. 쿠팡이 한국에서 성공한 전자상거래 경험을 토대로 글로벌 전자상거래 업체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주가에 반영됐단 얘기다.

화재 자체도 큰 악재로 읽히진 않는 분위기다. 우선 쿠팡이 들어놓은 화재보험으로 관련 피해 일부를 회복할 수 있다. 여기에 다른 물류센터로의 빠른 분산이 가능할 전망이다. 쿠팡은 앞서 코로나19로 인한 물류센터 셧다운 사태나 택배 배송원 파업 사태로 인한 물량 급증 현상 등을 통해 비상 상황에 대한 대처능력을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고윤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