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사모펀드·하이일드 펀드
공모주 손쉽게 배정받아 고수익
금감원, 뒤늦게 규정 손질 나서
편법을 활용해 공모주 투자로 고수익을 거두는 사모펀드가 급증하고 있다. 이들은 허술한 제도의 틈을 노려 공모주를 많이 받아간 뒤 빠르게 매각해 고수익을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이 뒤늦게 관련 규정을 손질하는 등 제도 개선에 나섰지만 편법 운용을 막기엔 역부족이란 지적이 나온다.

17일 운용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오는 7월 1일부터 공모주 하이일드 펀드에 배정되는 공모주 배정 방식에 ‘순자산 기준’을 도입하기로 했다. 규모가 작은 사모펀드들이 증권사 재량에 따라 많은 양의 공모주를 배정받아 수익을 챙기는 행태가 빈번히 발생하자 뒤늦게 제도 개선에 나선 것이다. 그간 소형 사모펀드는 높은 공모주 청약 경쟁률을 악용해 실제 펀드 규모보다 많게는 수십 배의 청약금액을 적어내 공모주 물량을 챙겨온 것으로 알려졌다. 일반 펀드는 순자산 규모만큼만 청약금액을 적어낼 수 있지만 하이일드 펀드는 이 규정을 적용받지 않는 점을 악용한 것이다.

이런 제도의 허점을 활용해 1년도 채 되지 않아 200% 넘는 수익을 낸 사모펀드도 등장했다. 소수의 고액자산가들이 10억~50억원 규모의 사모 공모주 펀드를 만들어 공모주 물량을 배정받고 이를 통해 고수익을 챙겨가는 구조다. 상장 직후 ‘따상’(상장 시초가가 공모가의 두 배로 결정된 뒤 상장 첫날 상한가)을 기록하는 사례가 빈번히 일어나자 불법 청약을 통해서라도 수익을 내겠다는 이들이 급증했다고 업계 관계자는 전했다.

금융감독원은 이를 막기 위해 지난 16일 전문사모운용사에 공모주 펀드 운용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투자중개업 인가를 받지 않은 운용사가 펀드 명의로 공모주 물량을 받고 특정인에게 넘기거나 투자자 운용 요청을 받아 펀드를 운용하는 행위가 자본시장법에 위반된다는 일종의 ‘경고장’이다.

이슬기/박재원/고재연 기자 surug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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