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자동차주가 나란히 달리고 있다. ‘보복 소비’ 증가에 자동차 판매가 견조한 데다 반도체 부족 영향이 가실 것으로 전망되는 까닭이다. 도요타자동차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 중이고, 현대차 역시 연일 강세를 보이고 있다.

달리는 자동차株…도요타 최고가, 현대차 반등
16일 일본 시장에서 도요타자동차는 전날 대비 0.99% 오른 1만175엔에 장을 마쳤다. 전날 사상 처음 심리적 저항선인 1만엔 선을 넘긴 뒤로 이날도 주가가 호조를 보였다. 한국 시장에서 현대차는 이날 1.05% 오른 23만9500원에 장을 마쳤다. 도요타자동차는 4월까지만 해도 잠잠하던 주가가 5월 이후 폭등 중이고, 현대차는 1월 주가가 폭등한 후 5월까지 하향 곡선을 그리다 이달 들어 다시 조금씩 오르고 있다.

자동차주 주가를 밀어올리는 건 전 세계적으로 활발해진 보복 소비다. 코로나19로 지난해 해외여행 소비 등이 줄자 사람들은 소비 여력으로 자동차를 사기 시작했다. 연초 차량용 반도체 공급이 부족해지면서 신차 출고가 늦어지자 중고차라도 사겠다는 사람이 늘면서 중고차 가격이 급등했다. 최근 들어선 완성차 업체가 차량용 반도체 수급이 정상화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기 시작하면서 자동차주 주가가 다시 힘을 받는 모양새다.

다른 호재도 있다. 도요타자동차는 뒤늦게 전기차 전환 모멘텀이 가세했다. 지난 4월 상하이모터쇼에서 도요타자동차가 2025년까지 15개 전기차 모델을 출시하겠다고 밝히면서 주가는 뚜렷한 상승 기조로 변했다. 후지토 노리히사 미쓰비시 UFJ 모건스탠리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자동차주는 전기차에 힘을 쏟기 시작하면서 주가가 올랐는데 일본 자동차주는 이제서야 (비슷한 흐름이) 시작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대차는 반도체 공급 부족 문제에 비교적 양호하게 대응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른 완성차 업체가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는 사이 현대차는 점유율을 늘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현대차는 5월 미국 시장에서 전년 동기 대비 판매량이 56% 증가해 역대 최대 판매 기록을 세웠다.

이슬기 기자 surug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