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 리더에게 듣는다
이경수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

지금은 '기술발전의 황금기'
성장주가 멈춘건 고작 4개월
美테이퍼링 영향 크지 않아
"내년 실적 돋보일 종목 사라"
"하반기 다시 성장株 시간 올 것…반도체·전기차가 상승 이끈다"

“하반기엔 다시 성장주와 대형주의 시간이 옵니다. 특히 내년 영업이익 증가율이 다른 업종에 비해 좋을 것으로 예상되는 반도체, 자동차 업종이 반등을 시작할 겁니다.”

15일 서울 여의도 메리츠증권본사에서 만난 이경수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사진)은 “2분기 물가 상승은 일시적 현상이며 테이퍼 텐트럼(긴축 발작)이 재연될 가능성도 낮다고 본다”며 이렇게 말했다. 이 센터장은 여의도 증권가의 대표적인 강세론자 중 한 명이다. 마차에서 자동차로 운송수단이 바뀔 때나 PC와 인터넷이 보급되기 시작하던 때와 마찬가지로 지금이 거대한 산업적 변화를 목전에 둔 ‘기술 발전의 황금기’라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정보기술(IT)이 총화되는 ‘초연결 사회’로 진입하는 구간에서 반도체나 전기차, 2차전지 등 성장주 주가가 크게 올라갈 수밖에 없는 구조적 환경이라는 것이다.

그는 “성장주가 상승을 멈춘 건 고작 4개월”이라며 “추세적 상승장 사이 잠시 숨고르기 구간일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경기민감주를 포함한 순환매장이 진행된 것 역시 성장주가 잠시 쉬는 사이 마침 경기가 빠르게 회복됐기 때문”이라며 “증시 주도주가 바뀐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본격화하면서 성장주 주가를 눌렀지만 이 센터장은 물가 상승률은 2분기가 정점일 것으로 예측했다. 그는 “하반기부터 노동이 투입되고 설비 가동률이 높아지면서 공급이 수요를 따라잡게 될 것”이라며 “미국 소비 부양책 효과도 하반기엔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테이퍼링(양적 완화 축소)이 국내 증시에 미칠 영향도 제한적일 것으로 봤다. 이 센터장은 “2013년 미국이 테이퍼링을 시사했을 땐 시장과의 소통이 원활하지 못했던 데다 미국이 테이퍼링을 도입한 2014년 유럽중앙은행은 오히려 완화정책을 강화해 달러가 강세로 전환하면서 이머징 시장에 충격을 줬다”며 “현재는 미국중앙은행(Fed)이 시장과 충분히 소통하고 있는 만큼 과거 테이퍼 텐트럼이 재연되진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센터장은 올 하반기 상승장을 이끌 성장주로 반도체와 자동차 업종을 꼽았다. 그는 “하반기부터는 내년 실적 전망치가 주가에 영향을 준다”며 “내년 유가증권시장 영업이익 증가율은 10% 내외인 반면 반도체는 31%로 내년 유가증권시장 영업이익을 주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올해 6%인 전기차 침투율이 내년 10%까지 늘어난다는 점에서 자동차 업종도 유망하다”고 말했다.

자산 배분 전략에 대해서는 “위험 자산(주식)과 안전 자산, 현금 비율을 각각 7 대 2 대 1로 가져가라”고 권했다. 국가별로는 미국과 중국, 한국에 3분의 1씩 투자하라고 조언했다. “안전자산으로는 채권보다 금이 상대적으로 낫다”고 설명했다. 이 센터장은 “성장주가 쉬는 사이 많은 투자자가 매도·매수를 빈번하게 반복하면서 차익을 내지 못하고 있어 안타깝다”며 “조급해하는 대신 시장을 이끌 주도주에 장기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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