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직원공제회가 미국과 호주 민관협력(PPP) 인프라자산에 투자한 펀드 지분을 재매각해 투자 원금 대비 두 배 이상의 수익을 거뒀다.

14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교직원공제회는 이달 초 ‘애버딘(Aberdeen) PPP 인프라펀드 1호’ 투자 지분을 세컨더리 시장(기존 사모펀드 수익증권 매매시장)에서 매각해 1730억원의 수익(총누적)을 올렸다. 2013년 투자해 8년여 만에 회수에 성공했다. 투자 원금(MOIC) 대비 2.63배, 연간 내부수익률(IRR) 기준으론 17.8%에 달한다. 일반적으로 안정적 배당과 투자 안정성을 노리고 투자하는 인프라 PPP 투자에서 두 자릿수 수익률을 거둔 건 이례적이다. PPP 투자의 기대수익률은 통상 연 6~7% 수준에 그친다.

투자 대상은 호주 인프라 자산 3건, 미국 내 인프라자산 1건 등이었다. 호주 애들레이드 지역 병원 프로젝트와 먼데링댐 지역 내 수처리시설을 비롯해 호주 철도차량 제작 및 운영 자산 등에 투자했다. 미국에선 덴버 지역의 통근철도(Denver Fast Tracks) 건설 및 운영 사업에 투자했다. 유럽계 자산운용사 애버딘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이 펀드를 조성했고, 총 펀드 조성 규모(1억3800만호주달러) 중 78%인 약 1억780만호주달러(약 1064억원)를 교직원공제회가 투자했다.

교직원공제회는 투자 후 모든 시설의 운영이 시작된 2019년 말 이후 추가 투자와 수익증권 매각을 저울질한 끝에 매각으로 결정을 내렸다. 한 인프라투자업계 관계자는 “국내는 물론 글로벌 시장에서도 PPP 투자 수요가 뜨겁다 보니 적절한 시점에 좋은 조건으로 매각한 것으로 보인다”며 “시장 유동성이 넘치는 상황인 점을 고려하더라도 교직원공제회의 선제적인 투자 결정이 빛을 본 것”이라고 말했다.

교직원공제회는 이 밖에 2011년 호주 멜버른 외곽순환도로 PPP 자산과 2009년 호주 담수화시설 PPP 자산에 각각 7000만호주달러와 1억호주달러를 투자했다. 2019년엔 1조원 규모 북미 최대 규모 담수화시설인 미국 캘리포니아 샌디에이고 해수담수화 플랜트 투자에 1억3000만달러를 출자하기도 했다.

차준호 기자 cha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