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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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시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 주목하고 있다. 최근 1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발표됨에 따라 이번 FOMC 정례회의에서 자산매입 축소(테이퍼링) 논의 여부가 향후 증시의 방향을 좌우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주 코스피지수(6월7~11일) 전주보다 9.24포인트(0.28%) 상승한 3249.32에 장을 끝냈다. 코스피지수는 지난 7일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3252.12)를 기록했으나 고점 부담에 따른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지면서 상승폭이 소폭 둔화됐다.

이 기간 기관은 9333억원 팔아치운 반면 개인과 외국인은 각각 7199억원과 1753억원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코스닥지수는 3.55포인트(0.35%) 오르며 991.13에 거래를 마쳤다. 개인과 기관이 각각 199억원, 3675억원 순매수한 반면 외국인 2901억원 순매도한 것으로 집계됐다.

상승세 보인 국내증시…뉴욕증시 '혼조세'

지난주 뉴욕증시는 엇갈렸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주보다 0.79% 내린 34,479.60에 장을 마쳤다. 반면 같은 기간 나스닥지수는 1.84% 상승했으며,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0.41% 올랐다.

최근 발표된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지만, 어느 정도 높은 물가 상승세가 예상된 데다 이러한 추세는 일시적일 것이라는 전망이 강화됐다. 특히 10년물 금리가 인플레이션 상승에도 하락하면서 미국 중앙은행(Fed)이 예상보다 일찍 긴축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는 안도감이 시장 전반에 확산했다.

증권가는 오는 15~16일(현지시간) 미국의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FOMC 개최를 앞두고 눈치보기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대 수준의 물가 상승률이 지속되면서 미국 중앙은행(Fed) 통화정책에 주목할 것이란 분석이다.

NH투자증권은 코스피지수가 3180~3300포인트 사이에서 움직일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 주식시장에선 Fed의 테이퍼링 시기가 앞당겨질 수 있다는 전망이 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에서도 시장에선 인플레이션 우려가 일시적으로 끝난다고 보고 있다.

FOMC 앞두고 관망세 전망…인플레 우려 일시적

시장에선 FOMC 정례회의를 앞두고 채권 매입 프로그램을 축소하는 테이퍼링에 대한 신호가 나올지 주목하고 있다. 물가 상승세가 일시적이라면 이 같은 테이퍼링 논의는 추후 회의로 늦춰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물가 상승률이 2개월 연속 Fed의 목표치를 크게 웃돌면서 정책 조정에 대한 논의를 시작하자는 목소리는 커질 전망이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에 발표된 미국 5월 비농업부문 고용은 55만9000명을 기록하는 등 시장 예상치 67만1000명을 크게 밑돌았다"면서 "통상 고용 부진은 주식시장에 부정적으로 작용하지만 FOMC 앞두고 시장은 경제지표가 아닌 정책을 바라보며 관망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대 수준의 물가 상승률이 지속되는 등 시장은 Fed의 통화정책에 주목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시장에선 Fed의 조기 테이퍼링에 대한 전망이 나오지만 주식시장이 예상 외의 충격을 받을 가능성은 낮다"고 덧붙였다.

Fed가 6월 FOMC에서 또 한번 인내심을 발휘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지만 블랙아웃(Fed 위원들의 대외 발언 금지)에 들어가는 만큼 투자자의 적극적인 참여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국투자증권은 이번주 코스피지수 밴드로 3180~3280선을 제시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5월 CPI는 직전월보다 상승했지만 고용 시장 회복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하기에 6월 FOMC가 테이퍼링 신호를 적극 내보내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시장은 불확실성을 가장 싫어하기 때문에 Fed가 어떤 정책을 결정하든지 결과를 확인한 뒤 반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류은혁 한경닷컴 기자 ehry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