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 주기장에 세워진 항공기들의 모습.(사진=연합뉴스)
인천국제공항 주기장에 세워진 항공기들의 모습.(사진=연합뉴스)
백신 접종이 본격화되면서 항공 관련종목들이 날아오를지 주목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팬데믹)으로 굳게 닫혔던 해외 하늘길이 올 여름부터 다시 열린다. 이번 여름휴가는 해외로 갈 수 있다는 기대감에 항공주가 상승세를 탈 전망이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제주항공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200원(0.72%) 오른 2만81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연초 대비로는 54.2% 상승했다. 티웨이항공은 96.4% 올랐고 진에어대한항공도 각각 74.3%, 22.6% 주가가 상승했다.

항공주 주가 상승은 정부가 다음달부터 코로나19 유행 상황이 안정된 일부 해외 국가로 여행할 수 있도록 하는 '트래블 버블(Travel Bubble·여행안전권역)'을 본격 추진하기로 한 영향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정부는 철저한 방역 관리를 위해 트래블 버블 시행 초기 코로나19 백신접종 완료자 대상 단체여행만 허용하고 운항 편수와 입국 규모도 일정 수준으로 제한할 방침이다. 운항 편수는 주 1∼2회 정도로 제한하고 방역상황이 안정될 경우 방역 당국 협의를 거쳐 확대 운영할 방침이다.

국토교통부와 문화체육관광부는 그동안 국제항공·관광시장 회복을 위해 싱가포르, 대만, 태국, 괌, 사이판 등 방역 신뢰 국가·지역과 트래블 버블 추진 의사를 타진해 왔으며 앞으로 상대국과 합의를 본격화할 예정이다.

엄경아 신영증권 연구원은 "백신 접종자의 여행 시 자가격리 의무방침을 완화해준다는 이야기는 항공업계에 한 줄기 빛과 같은 소식"이라며 "아직 항공사들의 국제여객 수요는 코로나19 영향권의 한복판에 있지만 높은 리스크에 베팅을 해 봐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한 시민이 코로나19 백신을 접종받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한 시민이 코로나19 백신을 접종받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코로나19 여파로 국제선 운항을 대부분 중단했던 국내 항공사들이 올여름 괌과 사이판 등 관광지부터 운항을 재개할 예정이라는 소식도 항공주에 훈풍으로 작용하고 있다.

제주항공은 지난 8일부터 인천~사이판 노선 운항을 재개했다. 아시아나항공은 다음달 사이판 노선을 운항할 계획이다.

티웨이항공과 에어서울은 인천~괌 노선 운항 허가를 국토교통부에 신청했다. 제주항공도 8월 괌 노선 운항을 검토 중이며 조만간 운항 신청을 할 예정이다. 대한항공은 오는 11월 운항하는 인천~괌 노선 항공권 판매를 시작했고 진에어는 현재 주1회 괌 노선을 운항 중이다.

유승우 SK증권 연구원은 "아직 국토부 노선 허가, 운항 허가 등의 절차가 남아있지만 제주항공은 이르면 8월부터 괌 노선 취항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며 "이에 동사를 포함한 항공주들 주가에 여행 수요 회복 기대감이 불거지며 상승 랠리가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하반기는 백신접종과 맞물려 드디어 회복 조짐이 보이기 시작했다. 백신 정책의 초기 혼선에도 불구하고 접종속도는 예상보다 빠르다.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추진단)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기준 백신 1차 접종자는 총 1045만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체 인구(작년 12월 기준 5134만9116명)의 20.4% 수준이다.

정부는 이달까지 '1300만명+알파(α)', 최대 1400만명에 대한 1차 접종을 마치겠다는 계획이다. 이어 9월까지 최소 3600만명에 대한 1차 접종을 마무리하고 11월 집단면역을 형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그만큼 펜데믹 이전의 일상을 그리워하는 수요가 빠르게 움직이고 있으며 이는 해외여행 소비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5월 소비자심리지수는 2018년 6월 이후 최고치로 올랐고 이 중 여행비 지출 전망도 작년 1월 이후 가장 높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지금까지 항공주 투자는 시장 재편과 관련된 뉴스에 의존적이었던 탓에 변동성이 컸지만 하반기부터는 실제 회복을 확인할 수있다는 점에서 비중확대에 나설 시점"이라고 말했다.

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hacha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