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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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은 대표적인 인플레이션 헤지(hedge) 자산이다. 하지만 올 하반기 인플레이션과 명목금리의 방향을 고려하면 헤지수요의 지속되기는 어렵다고 보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향후 금 가격 디스카운트 요인이 재부상할 가능성이 있어서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금 1g 가격은 6만7510원에 마감했다. 연중 최저가였던 지난 3월 5일(6만2300원)과 비교하면 8.4% 상승했다. 올해 3~4월까지만 해도 금은 6만2000~6만3000원 사이에서 등락을 거듭했다가 지난달 안전 자산 선호도가 높아지며 가격이 올랐다.

보통 금은 인플레이션 위험을 회피하는 투자 대상으로 여겨진다. 투자자들은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질 때 화폐가치 하락을 방어하기 위한 수단으로 금을 매입했다. 최근 들어 비트코인 가격이 폭락하자 투자자들이 다시 안전 투자처인 금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하지만 향후 금 가격의 상승은 한계가 있다는 전망이다. 오는 4분기에 미국 중앙은행(Fed)이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 가이던스를 제시할 가능성이 높은데 이는 실질금리 상승과 미국 달러 강세를 유도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최진영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테이퍼링의 척도인 고용은 더디지만 명목금리의 추가 상승 가능성은 유효하다"며 "결국 실질금리는 상승하는 방향으로 압력을 받을 것이며, 금은 점진적으로 후퇴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반기에는 미국을 중심으로 글로벌 경기 회복세가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경기를 지지해온 Fed 통화정책의 기조 변화가 예상된다. 실질금리 정상화에 따른 명목금리 상승은 안전자산과 인플레이션 헤지 자산 수요를 모두 훼손시킨다는 주장이다.

황병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명목금리 상승 기간에는 안전자산보다 위험자산, Fed의 긴축 전환에 취약한 인플레이션 헤지 자산보다 경기 민감 원자재(에너지, 산업금속) 투자가 좋다"며 "범세계적인 그린 열풍 속 장기 수요 성장세가 기대되는 '산업금속' 섹터를 주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hachacha@hankyung.com